동강 풀 꽃 피는 언덕

가족 이야기

언니와, 재난 지원금

앤 셜 리 2020. 8. 7. 08:02
언니,

너는 재난 지원금 다썼니?
몰라 돈 만원 남았나 모르겄네
언니는?
나는 90만원 나왔는데 형부30만원
용돈으로 주고 남은 60만원은 교회 어려운
사람 있길래 쌀20k로하고 닭3마리 사다주고
사촌동서에게 꽃등심 둬근
양념해다 드리고ᆢ시장몇번 보고ᆢ
그렇게저렇게 다썼어
8월말까지 다 써야 된다며ᆢ

나는 언니같은 생각은 못했다
일일이 다 말할 수 없지만 언니는 원래부터
불우한 이웃들에게 산타보다 더 친절하게
선물보따리를 챙겨다 준다
코로나가 생기기 전에도 경기가 안좋다
싶으면 젊은사람들이 사느라 애쓴다며
들어온 월세도 보내는
사람이다
될수있으면 세를 줄때도 내 입장보다는
상대방 입장을 생각하며 세도놨다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삶을 살자"
이태석신부님의 말씀이 생각나는 언니다

교회의 어려운 이웃이란,
은행에 근무했던 부부는
소속된 은행이 다른 은행과
합병되는 과정에 얼마간 차이로
둘다 해직되었다
초년인 이들은 퇴직금으로 이것저것
사업을 했다
컴퓨터앞에서 머리쓰는 일만 하다
세상바다에 나와 도전하려니
하는것마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애들이 셋인 이들은 함께 벌어도 힘든와중에
여자가 41세때 유방암에 걸렸다
큰애가6학년 둘째가4학년 세째가
유치원생 때였다

교회의 김집사인 이 가정에 교회서도
도와주지만
언니는 한참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수시로 쌀, 과일, 고기
먹거리들을 챙기고
눈물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며 매달렸다
젊은 나이에 닦친 가혹한 현실이 안타까워
그랬으리라

김집사는 투병을 하며 삶의 밑바닥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일을했다
연약한 몸으로 지치고 또 스트레스
받는일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10년후, 얼마전 일터에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보니 청천병력 같은소식!
다른 한쪽 유방에 수술도 할 수 없는
세포암으로 전이ᆢ 51세다
지금은 독한 항암치료만 받는단다
예후도 걱정이고
아직도 19평 아파트, 보증금 천만원에
월 70만원 월세사는 형편인데 하며
언니는 그집일이 내집일처럼 근심이다
김집사의 아찔한 이 상황은 신의 도움이
절실하다
한사람이라도 기도를 보태면 나아질까
나도 곁에서 기도한다
하나님, 이 가정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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