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하린이

어린이 예술 탐험대

앤 셜 리 2022. 8. 6. 08:08

 

2022년 8월 1~5일
뮤지컬 애니
세종문화회관 예술아카데미

 

 

아들이 물었다. 하린이 어린이 뮤지컬 탐험대 신청했는데
데리고 다닐 실 수 있냐고 말이 끝나기 전에 그려 걱정 마라고 했다.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에 하린이 덕택에 가볼 수 있겠구나
호기심에 허락했었다.
 

 

그런데 웬걸

삼복더위에 해는 중천에 떠있고, 그늘도 없는 땡볕에, 장마철이라 비는 오락가락 덥고 습하고, 
하린이는 싱싱카타고 앞으로 내달리면 눈앞에서 사라질까 봐 뛰다 걷다 숨도 차고
마스크 때문에 온몸의 열기는 빠져 나갈 곳 없고. 오미크론 앓고 시들시들한 나에게
누가 쓴 각본인지 극기훈련 제대로 시키나 싶다.

도착하면 시원한 곳에서 두 시간 죽치고 쉴 수 있음을 믿고 열심히 달렸다.

 

<ㅋ, 꼬멩이 축하객 하린이 외사촌 채윤언니와 지헌이>

 

하린이가 맡은 역은 "몰리"
고아원 아이들 중 자다가도 엄마를  찾는 막내 역
하린이는 태어난 기질이 뭔지 지하철 안에서도 대사를 외우고 악보를 들고 노래를 부른다.
스마트 폰 승객들에게 민폐를.. 
나는 하지 말라 소리는 못하고 더 작게 하라고 하린이를 꾹꾹 찔렀다.
 


 아침에 학교 육상부서 2시간 뛰고 오고도 기운이 펄펄 난다
체격이 산만한 나는 지치고 작은 아이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도 기운이
넘친다. 아무래도 하린이는 "신체운동 지능" 이 강점인가 보다.
 

 

집에서 12.30분 출발 시청역 2번 출구로 나와 덕수궁 담길 따라 1k 정도 가면 광화문 사거리
근처 예술 아카데미 연습실 도착 2시부터 4시까지 공연 연습
5일 발표한다는데 뮤지컬, (연기  안무 노래)이 뭔지도 모르는
맹숭맹숭한 (초등 2.~4학년) 아이들 데리고 뭘 가르쳐 발표한다는 건지..
각 단원 파트 선생님들 고생하겠다.
15일 말복이라선지 더워도 너무 덥다.
근처 고궁도 많은데 돌아다닐 엄두도 못 내고.. 꼬박 카페에서 책과 신문을 보며 기다렸다.
 

 

5일 공연, 어떤 카리스마로 훈련시켰을까
25명 아이들 깜찍하게도 각자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짓궂고 예쁜 얼굴의 반은 마스크로 가린 채 아이들 특유의 맑고 티 없는 노랫소리가
S시어터 홀을 채운다. 

 


2022년 여름방학, 혼자가 아닌 친구들과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낸 무대 경험을 아이들은 잊지 못할 것이다.

매년 하는 프로그램에 누구는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씨앗이 발아되는 아이도 있을 거고..

 

하린이는 트롯 오디션 임영웅 오빠만 좋아했는데..
어린이들이 사랑타령 노래를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정서에도 좋은 가곡이나 동요 오디션 프로는 할 생각을 않는다.
세상에 아름다운 노래들, 다른 음악의 세계를 좀 알았을까.
지난주, 하린이에게 사랑을 퍼부어 줄 수 있었던 시간에 감사하고
아직 쓸모 있음에 감사하고
나는 무사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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