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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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에 뒤덮일 우리 산하

어느 분이 고즈넉하기 그지없는 산사山寺의 아침에 종소리와 풍경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지는 동영상을 카카오톡으로 보냈다. 어찌나 아름다운지 몇 친지에게 전달했더니 그중 한 분에게서 "이 정권은 여기도 태양광판을 설치하려나?" 하는 반응이 왔다. 그 글을 보는 순간, 주사파 쓰나마 뒤에 무엇이 남아날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고려의 유신遺臣 야은冶隱 길재가 돌아본 도읍지와 달리 문재인 정부가 휩쓸고 간 뒤엔 산천마저 피해가 될 것 같다. 러시아처럼 석탄, 석유, 천연가스가 풍부한 나라도 원전을 짓는데 우리는 세계가 선망하는 원전을 왜 없어 버리려고 야단인가? 두어 시간 감상한 재난 영화 한 편이 수많은 전문가의 논리적 설득과 국민의 절박한 호소보다 더 영향력이 크다면 그런 대통령을 민주국가의 통치 자랄..

책. 2023.02.11

최선의 추모는?

우리나라는 "망자에 대한 생자의 도리" 가 과도해서 생자들의 삶이 잠식되는 일이 적지 않다. 조선시대 양반들은 시묘 살이를 하느라 산소옆 움막에서 변변히 먹지도 못하고 한겨울에도 삼베옷을 입고 살았다. 그래서 삼년상이 끝나면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일이 흔했다고 한다. 골병이 들지 않는다고 해도 당대 최고 인재들이 망자를 시중드느라 산 백성을 여러 해 외면한 것은 미덕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세월호 인양 이야기가 나왔을때 기름 유출 가능성이 처음부터 제기 됬다. 그런데 유족의 `망자에 대한 도리`에의 집착과 국민이 안스럽고 죄스러운 마음이 그 재앙의 가능성을 묵살하게 했다. 막대한 인양 비용을 우리사회의 약자를 돕는 데 쓰는 게 망자들을 더욱 뜻 깊게 기리는 일이 아니었을까? 애석하게도 유족들을 그런 방향으로..

책. 2023.02.06

친구 딸,

2023.1.11일 수요일. 이탈리안 레스토랑 올리원 갑자기 전화가 왔다 친구 딸에게 뵙고 싶다고 11일 수요일 시간 어떠시냐고? 얼떨결에 승낙해 놓고는 그래도 괜찮나 젊은애가 점심 먹자는데 기다렸다는 듯 흔쾌히 나가도 되는지 그냥 해본 소릴 수도 있을 텐데.. 나는 참 단순하다 머리 돌릴 줄은 모른다 있는 그대로 그날 다른 약속이 없었기에 덥석 그러마라고 했다. 친구가 누구냐면 이웃들 폴더에 "세상수업" 이란 제목으로 포스팅한 적도 있다. '우리들은 언제 죽어도 이상할 나이가 아니잖아 오늘까지 살아오면서 젤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었는지 한 가지씩만 말해보자'는 내 제안에 "이혼하지 않고 지금까지 인내하며 살아온 것이 오늘을 사는 보람"이라고 했던 친구다. 요즘은 학구열에 불타 가뭄에 콩 나듯 만..

이웃들 2023.01.31

간데요~글쎄

간데요 글쎄 가야만 한데요 하늘이 주어졌던 날들이 간대요 내일이면 간대요 절교래요 다시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나버린대요 자기는 영원에서 왔기에 영원으로 가야만 한대요 뻐꾸기시계 뻐꾹뻐꾹 12번 뭐가 급한지 뒤도 안 보고 달아나네요 티끌 같은 세상 허공에 날리고 영원한 달빛 속으로 너울너울 바닷속으로 떠도는 바람 속으로 2022년 임인년이 아주 가버렸네요 그 새 과거가 되어버린 2022년 아듀~~ 시간은 마냥 한자리에 있는 거라고 유구히 한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아니라고 변하고 지나가는 건 사람들뿐이라고ᆢ 한마디 위로라도 하고 떠나면 동티라도 나나요. 이미 본 눈이 없는 달력의 까만 점점의 날 들, 또 달리기 하겠지요. 그동안 가난한 누옥에 달려와 영혼의 교제를 나누었던 블친 몇 분 들..

창작 시 2023.01.23

남편의 유머

1. 스마트 폰 때문에 재래시장 다녀오던 날, 아이고오~~ 무거워라~ 자기야, 이것 좀 들어봐 돌덩이여 남편ᆢ 끙!. 들어보더니 무거울 수밖에 없네 왜에? 세상을 메고 왔구먼 세상? 스마트폰이 들어 있잖아~~ 2. 산삼 관악산 등산하던 날 앞장서 올라가는데 헉헉~ 뒤에서 따라오며 하는 말 조금 있으면 산삼 먹겄네. 하하~ 내가 산을 잘 타니 곧 산삼 캐는 삼마니가 될 거라는. 3. 성능 대기실에서 한 여자가 껌을 하도 짝짝짝 씹어 대니까 조용히 옆에 가서 묻는다 그 껌 롯데 껌이요? 해태 껌이요? 눈치챈 아줌마 얼른 휴지 꺼내 껌을 뱉는다.ㅎ 4. 자랑 자기야, 나 오늘 목욕탕 청소 했다 타일과 타일 사이 좀 봐봐 깨끗하지? 그러니까 근데 그거 아까워서 어떻게 청소했대. 5. 인내 자기야, 큰일 났다 왜..

가족 이야기 2023.01.14

버킷리스트

12월은 한해를 종강하는 달이다. 지난 일 년 가족 모두 이만하게 무탈한 것에 감사하는 달.하윤이는 지( 12.18일) 생일 때 케이크에 불을 켜고 우리에게 수줍은 얼굴로 그랬다 올해의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저를 사랑해준 할머니할아버지께 맛있는 저녁 사드리는 거란다. 28일 저녁 시간 어떠시냐고?. 아니, 지금은 네가 사랑받을 때지 사랑받은 값을 벌써부터 갚을라고? (넌 공부만 열심히 하면 돼 그 흔한 소리는 안 했다. 아이도 알고 있는 말은 하나마나 한 잔소리기 때문이다) 네가 돈이 어디 있어? 저 많아요 그려? 사둔댁 내외분과 총 8명이 28일 저녁 5시에 타임스퀘어 1층 더 플레이스에서 만났다. 같은 곳에 사는 것도 아니고 사랑받을 시간도 없는 애한테 밥 얻어먹으려고 나왔다. 하윤이에게 귀속..

하윤이 2022.12.31

미니어처

마음을 한곳에 집중할 수 있는 곳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고 또 만든다.등골 빠지는 일이지만 쓸데없는데 집착 않고 손끝으로 생명을 출생시기는 미니어처 만들기다.2023년은 癸卯年 토끼해한치를 다투기에 떴다 풀르기도 일사 만든 거 또 만들며 시간을 보낸다. 이걸 잡고 있을때 내몸 컨디션은 최적화 돼 있을때다.뒤뚱뒤뚱 펭귄. ............................. 머리. 몸. 팔. 다리 만들어주고, 케릭터 특징은 귀와 입, 생동감으로 부활하는 정점은 눈. 더러는 코를 생략해도 귀여운 동물이 되기도 한다. 바늘 반땀에 미인도 되고 추녀 추남도 되는 생명들. 펭귄골프채커버, 세트로 사려면 핸드메이드라 가격이 만만찮다. 어느 날 은진이가 인터넷으로 실을 한 보따리 주문해 줬다..

손뜨개 2022.12.28

와각지쟁(蝸角之爭)

위나라 혜왕이 대진인이라는 현인에게 제나라를 응징할 방책을 물었다. 제나라가 서로 침범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깬 것에 몹시 분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진인이 혜왕에게 달팽이를 비유로 들어 말했다. "달팽이의 왼쪽 뿔에는 촉씨(觸氏)가 오른쪽 뿔에는 만 씨(蠻氏)가 나라를 세우고는 서로 영토를 빼앗으려고 전쟁을 벌였습니다. 얼마나 심하게 싸웠는지 전사자가 수만 명에 이르고 도주하는 적을 추적하여 무찌르고 돌아오는데 보름이나 걸렸습니다." "허허, 그런 엉터리 이야기가 어디 있소" "그럼 사실에 비유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임금께서는 이 우주에 끝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주는 끝이 없지요." 만일 마음을 우주처럼 무한한 경지에 두고 이 유한한 땅덩이를 내려다보면 이 세상의 나라 따위는 있으나마나 한 하..

책. 2022.12.22

밥 값

밥 값 밥 한 끼 삼만 원 비싸다고 생각되다가 식탁 위에 소복한 계란찜 우아한 접시에 튀긴 가지로 탑을 세운 묘기 낯선 맛 푸성귀 나물 구해온 성의 생각하면 과한 값은 아니겠지 밥 한 끼 삼만 원 비싸다고 생각되다가 벽에 붙은 액자 값 있을만한 위치에 예쁜 화분들 곱게 차려입은 한복 종업원 의상비 생각하면 이만큼은 받아야 되겠지 밥 한 끼 삼만 원 비싸다고 생각되다가 주방에서 다듬고 삶고 지지고 볶고 수고 생각하면 앉아서 받아먹는 한상차림 봉사료나 될지 몰라 이렇게 생각되다가도 가성비 뺀 진짜는 얼마나 될까 셈 해보는 건 무슨 심리일까. 2019년 9.21 쓴 글입니다 지금은 오만 원쯤 될 밥값입니다. 분위기는 최상인데 살림하는 입장에서 보면 비싸 보이는 재료는 없는데 싶어 써봤던 글.^^ T스토리 옮긴..

나의 이야기 2022.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