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내가 좋아하는 "시" 49

까치설

까치설 섣달그믐 날, 어제도 그러했지만 오늘 정월 초하루 아침에도 회촌 골짜기는 너무 조용하다 까치는 모두 어디로 갔는지 흔적이 없다 푸짐한 설음식 냄새 따라 아랫마을로 출타중인가 차례를 지내거나 고사를 하고 나면 터줏대감인지 거릿귀신인지 여하튼 그들을 대접하기 위해 음식을 골고루 채판에 담아서 마당이나 담장 위에 내놓던 풍습을 보며 나는 자랐다 까치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음식 내놓을 마당도 없는 아파트 천지 문이란 문은 굳게 닫아 놨고 어디서 뭘 얻어먹겠다고 까치설이 아직 있기나 한가 산야와 논두렁 밭두렁 거리마다 빈 병 쇠붙이 하나 종이 한 조각 찾아볼 수 없었고 어쩌다가 곡식 한 알갱이 떨어져 있으면 그것은 새들의 차지 사람에게나 짐승에게나 목이 메이게 척박했던 시절 그래도 나누어 먹고 살았는데 음..

述病

述病/ 병을 술하다 治病眞有法 치병진유법 藥物固難諶 약물고난심 天君一泰然 천군일태연 百脈自愔愔 백맥자음음 靜養中和氣 정양중화기 閑消忿慾心 한소분욕심 惟此二句語 유차이구어 可以敵千金 가이적천금 *참 심, 조용할 음, 병 고치는데 참된 방법이 있으니 약물만 믿을 건 아니네 마음 한번 편안히 가지면 백 맥이 절로 고르게 뛰고 고요히 중화의 기를 기르자면 어느새 욕심과 분한 마음 사라지네 이 두 구절만 있으면 千金인들 이만 못하리 *안정복 安鼎福, 1712 ~ 1791 *9수 중에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