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창작 시 23

기사식당

-- 광운대 근처 -- 기사식당 길가에 작은 식당 기본 메뉴, 자글자글 제육볶음, 김치, 동태, 갈치찌개 등 주문하고 밥, 반찬, 물은 셀프라네 거리의 기사님들 8천 원 싼 가격에 집요했던 엄마 손맛 그리움 채우고 허기진 배 맘껏 채우고 일터로 돌아가네 땅따먹기 위압적 건물은 아니어도 십자가는 없어도 성직자는 없어도 작은 공간 식당부부 숨찬 몸짓 여기가 구세주 계신 곳이네 호텔, 스테이크 한 조각 십이만 원 허세가 대부분 맛으로도 가격으로도 비교 안되네 작은창자 채우는 일 두 시간 후면 사라진다네

창작 시 2023.10.14

쌀 배달

쌀 배달 쌀은 떨어져 가는데 내가 사고 싶은 '강화 섬쌀 고시히까리' 는 아무 데나 없다. 농협에만 있는데 배달을 안 해준단다 할 수 없이 유모차를 끌고 농협을 갔다. 작물 코너에 앉아 있는 아주머니에게 "이 무거운 쌀을 어떻게 가져가라고 배달을 안 해 준대요"라고 하자 이 쌀은 농협에서 엊그제 사온 철원 오대쌀(78.000원) 2023년 2월 도정 고시히까리는 일본 품종이라선지 사기 힘들다. 아주머니 하는 말 "쌀값은 7만 원인데 배달비로 2천 원 감해서 6만 8천 원에 드리는 거예요"라고 한다 "2천 원 감해 주지 말고 일자리 겸 사람을 쓰면 좋을 텐데요" 아주머니는 미소만 지을 뿐 말이 없다. '그렇겠지 위에서 하는 일이니ᆢ' 무거워야 7.8킬로 아기들 태우는 가녀린 유모차에 20킬로 쌀 포대를 얹..

창작 시 2023.03.06

츤데레식 글

-자연(自然) - 당신이 도시의 밤을 수놓는 반짝이는 불빛을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나는 밤하늘의 등불 달과 별을 사랑한다 말했지요 당신이 수평선 푸른 바다가 보고 싶다 말했을 때 나는 갈매기들의 힘찬 날갯짓은 보고 싶지 않으냐 물었지요 당신이 설경을 물들이는 붉은 동백꽃이 좋다 얘기했을 때 나는 언 땅을 뚫고 나온 가녀린 복수초 꽃이 대견하다 했지요 당신은 힘겹게 오른 산 언덕에서 맞는 산바람이 상쾌하다 했을 때 나는 5월이면 먼 산에서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가 그립다 말했지요 당신은 솔밭의 쌉싸름한 송진 내음이 좋다고 말했을 때 나는 자연은 영혼의 필터라고 대답했지요 (2019년 2/9일) 서정임

창작 시 2023.03.06

간데요~글쎄

간데요 글쎄 가야만 한데요 하늘이 주어졌던 날들이 간대요 내일이면 간대요 절교래요 다시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나버린대요 자기는 영원에서 왔기에 영원으로 가야만 한대요 뻐꾸기시계 뻐꾹뻐꾹 12번 뭐가 급한지 뒤도 안 보고 달아나네요 티끌 같은 세상 허공에 날리고 영원한 달빛 속으로 너울너울 바닷속으로 떠도는 바람 속으로 2022년 임인년이 아주 가버렸네요 그 새 과거가 되어버린 2022년 아듀~~ 시간은 마냥 한자리에 있는 거라고 유구히 한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아니라고 변하고 지나가는 건 사람들뿐이라고ᆢ 한마디 위로라도 하고 떠나면 동티라도 나나요. 이미 본 눈이 없는 달력의 까만 점점의 날 들, 또 달리기 하겠지요. 그동안 가난한 누옥에 달려와 영혼의 교제를 나누었던 블친 몇 분 들..

창작 시 2023.01.23

내가 왔다

옛집을 찿아-- 안타까히 돌아봐도 아무래도 눈설어 겁날것 없이 뛰 놀던 골목길은 어디에 낮선건물 낮선사람들 남의 동네가 되어버린 나의 옛 고향 내 기억이 머물만한 곳은 어디에도 없네 누구에게 물려 줄 수도 없는 소중한 추억들 돌멩이 하나 주어들고 물어본다 너는 알고 있겠지 그 옛날 내가 왔다. 지나간 세월, 기억은 있는데 실체는 없는것 아, 삶이 꿈인것을ᆢ 2019입력한 글 독일고모님과 용문사갔을때

창작 시 2021.11.14

어찌하면 좋으냐

사진, 명동성당 ........................... 오호라~ 아가들에게 댓가없는 희생을 하는 이유를 알았다 이들이 쓰라고 한 적 없는 신용카드를 미리 쓰고 있는 염치 때문이라는 걸 나라 운영에 돈이 모자라도 표 떨어지는게 무서워 지출을 줄이거나 세수증대에 용감히 나서지 못하는 정치인들.. 덕택에 죽어라 여행다니며 먹고 쓰고 버리는 지금세대 어차피 계산서는 수십 년 후에 돌려질테니 다음 세대들 카드 빚 청구서 받아들고 아찔 할 순간 볼 새도 없이 사라져 버릴 사람들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고령화 시대에 뒷감당 할 후손 부족 하다고 저출산 탓하며 참정권 없는 이들 어깨에 짐을 지우고 있는 뻔뻔한 선(先)세대 어른들이 누리는 물질적 풍요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사랑하는 자식들의 미래를 빼앗..

창작 시 2021.09.23

생혼(生魂)

햇볕 잘 드는 주택 살 때는 5.6월, 홍란이 필 때면 붉은 꽃대가 쏙쏙 올라와 피고 지고 마당이 훤했는데 땅속에선 달래 알 매달듯 동글동글 번식도 잘했는데 아파트로 이사 오고는 옹색한 환경에 번신력은 고사하고 제 몸 하나 간수하기도 힘들어했다. 우리 아파트는 동남 향이라 해 뜨는 새벽 시간이 젤 밝다 햇빛 보려면 주인이 부지런해야 한다 아니면 해가 지붕 위로 올라가 해가 질 때 건너편 창가에 잠깐 비치다 서산 넘어 사라진다. 그늘 좋아하는 화초에겐 안성맞춤인데 강렬한 빛 좋아하는 홍난에겐 열악한 환경이다. 내 정성에 어쩌다 핀다 해도 꽃대는 연약하고 빛바랜 색은 외로워 보였다. 주인이 미스터 트롯, 넷플릭스 영화나 다큐에 홀려 늦잠 자는 날에는 보약 같은 햇빛을 가린 블라인드 안에서 시무룩할 수밖에. ..

창작 시 2021.05.31

세상이 왜 이래

허리를 40도 구부린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중노인의 부축을 받으며 식당에 들어오셨다. 90이 훨씬 넘어보이는 분 힘드셨는지 털석 자리에 주저 앉으셨다. 토종 삼계탕집이다. 내 앞자리 지인은 얼릉 자리를 옮겼다. 나도 따라서 자리를 이동했다 젊은 부모밑에서만 자라는 아기들은 이렇게 상노인을 보면 앙~하고 우는건 봤지만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인상 쓰며 피하는건 처음이다. 속으로만 앞으로 만나지 못할 사람이구나 뭐라 할 수도 없고 하면 타이르는게 되는데 다 큰사람에게 이것 또한 우를 범하는일이다. 나는 그분이 식사를 잘하는지 살펴보게 되었다. 숨이찬듯 보이지만 오물오물 잘 드신다. 어찌보면 씹지도 않고 그냥 넘기는것도 같았다 아마도 앞에분 식사속도에 맞추기 위해 그러는것 같았다. 그런데 어쩐일인지 식사값을..

창작 시 2021.05.20

규진샘

규진샘, 어떡해요 급변한 환경이 힘들군요 나무도 옮겨 심으면 그 땅에 적응 하기까지 한동안 시들시들 몸살 앓지요 그런 시기인가 봅니다 누가 달래줄 사람도 없고 스스로 마음 경영 잘해야 될듯요 뿌리가 뽑혀간 자리 이곳도 허전해요 늘 한 자리에 먼저와 앉아 사람들을 다정한 미소로 맞이했지요 상황에 따른 통찰력에 유머와 위트 센스로 순식간에 우리들을 깔깔호호 웃게도하고요 그 언어유희 참 즐거웠어요 차가운 표정 조용한 행동반경 들릴듯말듯한 어투 그러나 상대방 모든걸 꿰뚫어 보는듯한 눈빛은 천상 서울내기 규진샘 어짜피 뿌리 내려야 할 곳이라면 유머 발상력을 발휘할 장소를 찿아야 해요~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나도 행복할 방법을요 그리고 남편 그늘이 좋다는건 잔소리 같애서 안할께요 충청도 사람들 좋아요 나도 몇년..

창작 시 2020.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