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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保守의 탐욕'
앤 셜 리
2014. 6. 8. 13:57
▶6·4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보수 후보 여섯 명이 난립한 부산에서는 한 후보가 상대를 고발했다. 제멋대로 '보수 단일 후보'라고 떠든다는 이유였다. 단일화는커녕 방송 토론도 진흙탕 싸움이었다. 이번에 서울에서 낙마한 문용린 후보는 4년 전 "보수의 난립이 진보 교육감 탄생의 요인"이라고 탄식했다. 서울에서 진보 후보가 낙승한 것은 보수 쪽 '아빠 자격' 논란 탓이 크다. 그러나 달리 보면 문 후보 자신도 4년 전 탄식을 되풀이한 셈이다.
▶어제 몇몇 신문이 조희연 서울 교육감 당선을 '9회 말 역전 만루홈런'이라고 했다. 꼴찌에서 출발해 막판 뒤집기를 했다는 뜻이다. 한 여론 전문가는 "홈런을 쳤다기보다 보수 내야수들이 자중지란에 빠진 사이 홈까지 걸어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올해는 서울·부산·경기·인천·세종·충북·충남·제주까지 보수는 단일화가 안 되는 불치병이 번졌다. '보수' 지지율을 합치면 60~70%에 이르는데도 30%대에 그친 '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보수는 훌륭한 두 발을 갖고 있는데도 걷는 법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내 어느 학자는 단일화 못 하는 병을 "공익과 사익(私益)을 구별 못하는 탐욕"이라고 했다. 모두 잘난 탓에 스스로 경쟁력이 최고라고 착각한다. 착각이 병을 부른다. 4년 뒤에도 병이 나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한편으론 탐욕에 찌든 사람들에게 아이들을 맡기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