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손뜨개

손옥자 선생님

앤 셜 리 2009. 7. 24. 23:15

푸르고 둥근 세상은

보길도 애송리 바닷가를 맨발로 걷는다

마치 공장에서 뽑아낸 듯

한결같이 동글동글한 돌들이

오글거리며 발밑으로 모여든다

온몸을 구부리고 수은처럼 부드럽게

발가락 사이로 흘러든다

12월 한파에도 저렇게

따뜻한 빛으로 살아나려면

짜고 거친 파도에 몸을 쏠리면서도

저렇게 곱고 둥근 세상을 가지려면

얼만큼 더 모난 속을

솎아내야 하는 것일까 -시집 <배흘림 등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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