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창작 43

푸대접

작년가을 노상에서..영등포 뒷골목 조그만 가게길바닥에 아무렇게 놓여있는 먹거리들.잎을 보니 생명이 경각에 달린 듯.싱크대 수도꼭지 틀어놓고 시원한 물세례 받으면 꿋꿋하게 일어날 것들..강화도에서 직접 지은 거라네파는이나, 물건이나, 펼친 자리는허술해 보여도 허세 없는 진짜배긴데유튜브 등 전자파 부작용인가이 동네 사람들 눈도 없네하늘을 우습게 보네어디 가는 길이라 사지는 못하고하, 아까워 주인장 허락하에 사진 몇 장 찰칵찰칵! 약초가 길거리에 방치돼 있는 것 같아서..진짜가 푸대접받는 게 안타까워서..

창작 2025.03.08

비오는 날의 단상

비 오는 날들의 단상 서정임 하루종일 흐리멍덩한 하늘하루종일 찌뿌둥한 하늘하루종일 골 부리는 하늘 하루종일 잘 참는다 했더니 저녁나절그만 울음보를 터트리고 말았다....................................소낙비 햇볕이 거침없이 내리쬐던 날 시골길 지날 때 회초리 같은 소낙비가 쏟아졌다. 마른 흙밭에서 훅! 농약냄새가 코끝을 스친다몇 년 후, 보약으로 변신할 인삼밭이다.보약일까? 독일까?.................................여우비비 오다 햇빛 나다 호랑이 시집가는 날.언덕배기 일곱 빛 고운 무지개하늘에서 보내준 축복의 언어인가................................... 비 (폴 세잔)채찍 같은 빗발 속에서 자연의 ..

창작 2024.12.25

여의도 밤 하늘 불꽃놀이 유감

하늘은 부모 흰색이든 황색이든 검든신은 한분이듯 하늘에 별을 함께 보듯우리는 천지를 부모로 둔 형제다우크라이나 & 러시아이스라엘 & 하마스전쟁으로 붉은 피 낭자한데날마다 사람이 죽어나가는데팔다리가 잘려나가는데대한민국 여의도 하늘엔 저들이 들으면 모골이 송연해질 펑펑 번쩍번쩍 불꽃 축제가웬 말인가 하늘에 달도 별도 움찔 놀랄 일이다살아서 지옥을 겪는 저들이 내 가족 내 형제라고생각해 보면 안 될까 마음에 자비가 있다면 가슴조리며지켜봐야 할 날들에..백만 인파가 추모의 물결이 되어야지동참은 못해도 숙연해야지하늘을 향해 우와우와~ 환호성이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 귀에 들어갈까 무섭다.

창작 2024.10.10

도대체 소 한마리 값은

한우 꽃살 로스 100g당(원) 28.000.중량 114g가격 : 31.920원한우 스테이크 100g당(원) 24.800.중량 186g가격 : 46.128원아래위 토털 300g 가격은 78.048원.소고기 반근이 이천 원 모자란 8만 원약으로 쓰인다면 모를까나는 지극히 서민이라선지 이해가 안 된다. 가격 대비 가심비(價心比) 제로다세상에 나온 먹거리 중 가장 센 식재료가 아닐까 생각한다.살 몇 점이 저 가격이라면 도대체 그 큰 소 한 마리 값은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소는 태어날 때부터 생명이 아니고 등급으로 나뉘어제품이 되는 슬픈 운명이다.그의 체력과 살, 뼈까지 인간에게온전히 바치는 어질기만 한 짐승!.그들에게도 각혼(覺魂)이 있다.그것은 금수의 혼으로서 지각(知覺)할 수 있는 혼이다.소에 대한 고마..

창작 2024.04.26

힐링 민화 미술

지난겨울, 심심해서 동네 배움터에서 뭐 배울 게 없나 살표 보았다.8주 코스로 민화 그림 그리기가 있네 민중들의 손으로 만든 아름다운, 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긴 그림. 오래전부터 배우고 싶었는데..취미로 배우기엔 수강료가 너무 비싸 포기했었다.재료비 3만 5천 원. 신청자 20명 모집에 10명. 접수채색할 때 바탕화면에 물감도 흘리고 초보자 표가 난다.^^선생님이 그리기 쉬운 그림을 주셨는데도...약료는 석채(돌가루) 풀 잎, 자연 열매,계란 노른자, 등등 이란다.천연물감이라 그런지 한지와 잘 어울렸다.민화 본뜨기민화본을 바닥에 놓고 그 위에 한지를 올린다. (한지는 매끈한 부분이 위) 한지 위에 비처지는 민화본을 먹으로 그린다. 이때 볼펜도 연필도 아닌 붓으로 꽃 라인을 그리는 것은 여간 힘들지 않았다..

창작 2024.03.28

알렉세이 나발니

명동에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어 가는 길, 러시아 작가 푸쉬킨 동상 앞에 꽃다발이쌓여 있기에 뭔 일이지 궁금해 올라가 보니 러시아 민주화의 상징인 나발니가..추모의 주인공이었다.서울의 번화한 거리에 이웃 나라 영웅을 기리는 고마운 마음들에 숙연해졌다.하얀 플라스틱 촛불 형상은 바람에 나부껴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꽃 한 송이 준비 못한 나는 하나하나 주워서 고인 앞에 가지런히 놔주고가방에서 물 후지 꺼내 나 발디의 비바람에 얼룩진 액자와 사진을 닦아 자세를 바로 잡아 주었다.몸도 마음도 잘 생긴 사람! 부디 독재 없는 별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두 손 모아 합장하고 내려왔다. 만물이 생성하는 계절에 안타깝게 스러진벽안의 러시아인불의에 저항한 자끝까지 굴복하지 않은 자진실로 강한 자바람아 바람아,비야 비야 ..

창작 2024.03.21

제비가 보고 싶다

우리 집 봄은 노란 개나리울타리에서 시작되었다죽은 듯했던 나뭇가지에 노란물이 돈다 싶으면 금세 샛노란 울타리로 변했다나 어렸을 적 우리 집은 삿갓만 한 초가집이 아니고 안채 뒷채,그리고 3백 평 텃밭을 거느린 집이었다.삼월삼진은 강남 갔던 제비들이봄을 물고 오는 날. 텃새인 참새들 노는 마당에 어느날부터수만 리 장천 작은 날개 하나로 날아온 밀쑥한 제비들이 나타나 지붕 위를 빙빙 돌다가곤 했다. 새끼를 부화시킬 적합한 장소가 어딘지? 작년에 자기들이 낳고 자란 집을 찾는지 제비 속 마음은 모르지만 몇 날며칠 하늘을 비행.제비는, 전해에 이 장소에서 태어났을 가능성으로 희미하게나마 익숙한 느낌으로 집을 찾는다고(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책에서 알려줬다.드디어 번지수를 찾았는지바닥 지저분한 흔..

창작 2024.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