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창작 31

푸대접

작년가을 노상에서..영등포 뒷골목 조그만 가게길바닥에 아무렇게 놓여있는 먹거리들.잎을 보니 생명이 경각에 달린 듯.싱크대 수도꼭지 틀어놓고 시원한 물세례 받으면 꿋꿋하게 일어날 것들..강화도에서 직접 지은 거라네파는이나, 물건이나, 펼친 자리는허술해 보여도 허세 없는 진짜배긴데유튜브 등 전자파 부작용인가이 동네 사람들 눈도 없네하늘을 우습게 보네어디 가는 길이라 사지는 못하고하, 아까워 주인장 허락하에 사진 몇 장 찰칵찰칵! 약초가 길거리에 방치돼 있는 것 같아서..진짜가 푸대접받는 게 안타까워서..

창작 2025.03.08

비오는 날의 단상

비 오는 날들의 단상 서정임 하루종일 흐리멍덩한 하늘하루종일 찌뿌둥한 하늘하루종일 골 부리는 하늘 하루종일 잘 참는다 했더니 저녁나절그만 울음보를 터트리고 말았다....................................소낙비 햇볕이 거침없이 내리쬐던 날 시골길 지날 때 회초리 같은 소낙비가 쏟아졌다. 마른 흙밭에서 훅! 농약냄새가 코끝을 스친다몇 년 후, 보약으로 변신할 인삼밭이다.보약일까? 독일까?.................................여우비비 오다 햇빛 나다 호랑이 시집가는 날.언덕배기 일곱 빛 고운 무지개하늘에서 보내준 축복의 언어인가................................... 비 (폴 세잔)채찍 같은 빗발 속에서 자연의 ..

창작 2024.12.25

여의도 밤 하늘 불꽃놀이 유감

하늘은 부모 흰색이든 황색이든 검든신은 한분이듯 하늘에 별을 함께 보듯우리는 천지를 부모로 둔 형제다우크라이나 & 러시아이스라엘 & 하마스전쟁으로 붉은 피 낭자한데날마다 사람이 죽어나가는데팔다리가 잘려나가는데대한민국 여의도 하늘엔 저들이 들으면 모골이 송연해질 펑펑 번쩍번쩍 불꽃 축제가웬 말인가 하늘에 달도 별도 움찔 놀랄 일이다살아서 지옥을 겪는 저들이 내 가족 내 형제라고생각해 보면 안 될까 마음에 자비가 있다면 가슴조리며지켜봐야 할 날들에..백만 인파가 추모의 물결이 되어야지동참은 못해도 숙연해야지하늘을 향해 우와우와~ 환호성이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 귀에 들어갈까 무섭다.

창작 2024.10.10

우주 명창 대회

-- 우주 명창 대회 -- 무대 ᆢ 신두리 해안사구 반주ᆢ 바람소리 파도소리 관객은ᆢ해와 달과 별 누가누가 잘하나 여치ᆢ찌찌 찌찌 찌찌~ 호 호르르 귀뚜라미ᆢ똘똘~또르르~~ 콩새ᆢ찍짹~~짹~~찍찍 찌찌 짹 찌르래미ᆢ찌르찌르르 찌찌르르~찌 참개구리ᆢ개골개골~~ 끽깩. 표범 장지뱀 ᆢ 스윽 스스 끽 개미귀신 ᆢ 모래속에 숨어 있어 ᆢᆢᆢᆢ 들리지 않음 개똥벌레들은 밤새도록 사랑의 등 깜박이며 날아다니고 베짱이들도 밤 이슬 맞으며 노래 불렀다 ☆☆ 풀벌레 소리는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는 자연의 전갈입니다 ☆ ☆

창작 2023.11.14

기사식당

-- 광운대 근처 -- 기사식당 길가에 작은 식당 기본 메뉴, 자글자글 제육볶음, 김치, 동태, 갈치찌개 등 주문하고 밥, 반찬, 물은 셀프라네 거리의 기사님들 8천 원 싼 가격에 집요했던 엄마 손맛 그리움 채우고 허기진 배 맘껏 채우고 일터로 돌아가네 땅따먹기 위압적 건물은 아니어도 십자가는 없어도 성직자는 없어도 작은 공간 식당부부 숨찬 몸짓 여기가 구세주 계신 곳이네 호텔, 스테이크 한 조각 십이만 원 허세가 대부분 맛으로도 가격으로도 비교 안되네 작은창자 채우는 일 두 시간 후면 사라진다네

창작 2023.10.14

쌀 배달

쌀 배달 쌀은 떨어져 가는데내가 사고 싶은 '강화 섬쌀 고시히까리' 는 아무데나 없다. 농협에만 있는데 배달을 안해준단다할 수 없이 유모차를 끌고 갔다. 작물 코너에 앉아 있는 아주머니에게"이 무거운 쌀을 어떻게 가져가라고배달을 안 해 준대요"라고 하자이 쌀은 농협에서 엊그제 사온 철원 오대쌀(78.000원) 2023년 2월 도정고시히까리는 일본 품종이라선지 사기 힘들다.아주머니 하는 말"쌀값은 7만 원인데 배달비로 2천 원 감해서6만 8천 원에 드리는 거예요"라고 한다"2천 원 감해 주지 말고일자리 겸 사람을 쓰면 좋을 텐데요"아주머니는 미소만 지을 뿐 말이 없다.'그렇겠지 위에서 하는 일이니ᆢ' 무거워야 7.8킬로 아기들 태우는 가녀린유모차에 20킬로 쌀 포대를 얹으니 바퀴가파르르 떨린다.'이건 ..

창작 2023.03.06

츤데레식 글

-자연(自然) - 당신이 도시의 밤을 수놓는 반짝이는 불빛을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나는 밤하늘의 등불 달과 별을 사랑한다 말했지요 당신이 수평선 푸른 바다가 보고 싶다 말했을 때 나는 갈매기들의 힘찬 날갯짓은 보고 싶지 않으냐 물었지요 당신이 설경을 물들이는 붉은 동백꽃이 좋다 얘기했을 때 나는 언 땅을 뚫고 나온 가녀린 복수초 꽃이 대견하다 했지요 당신은 힘겹게 오른 산 언덕에서 맞는 산바람이 상쾌하다 했을 때 나는 5월이면 먼 산에서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가 그립다 말했지요 당신은 솔밭의 쌉싸름한 송진 내음이 좋다고 말했을 때 나는 자연은 영혼의 필터라고 대답했지요 (2019년 2/9일) 서정임

창작 2023.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