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좋아하는 "시" 52

못난 사과

못나고 흠집 난 사과 두세 광주리 담아놓고 그 사과만큼이나 못난 아낙네는 난전에 앉아 있다. 지나가던 못난 지게꾼은 잠시 머뭇거리다 주머니 속에서 꼬깃꼬깃한 천 원짜리 한 장 꺼낸다 파는 장사치도 팔리는 사과도사는 손님도 모두 똑같이 못나서 실은 아무도 못나지 않았다. 콩 너는 죽었다 김용택 콩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 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시는 한마디로 삿된 것이 없는 생각이라고(공자) 불치의 병 (정영상) 나이 들수록 슬픔도 자라는가 올해 내 슬픔은 서른여덟 살 먹었다 내 싸움과 술버릇은 동갑이다 앞으로 중독이 되어 불치의 병이 될 슬픔이여 겨울 골짜기 가슴 깊이 가랑잎 쌓이..

좋아하는 "시" 2022.10.25

까치설

까치설 섣달그믐 날, 어제도 그러했지만 오늘 정월 초하루 아침에도 회촌 골짜기는 너무 조용하다 까치는 모두 어디로 갔는지 흔적이 없다 푸짐한 설음식 냄새 따라 아랫마을로 출타중인가 차례를 지내거나 고사를 하고 나면 터줏대감인지 거릿귀신인지 여하튼 그들을 대접하기 위해 음식을 골고루 채판에 담아서 마당이나 담장 위에 내놓던 풍습을 보며 나는 자랐다 까치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음식 내놓을 마당도 없는 아파트 천지 문이란 문은 굳게 닫아 놨고 어디서 뭘 얻어먹겠다고 까치설이 아직 있기나 한가 산야와 논두렁 밭두렁 거리마다 빈 병 쇠붙이 하나 종이 한 조각 찾아볼 수 없었고 어쩌다가 곡식 한 알갱이 떨어져 있으면 그것은 새들의 차지 사람에게나 짐승에게나 목이 메이게 척박했던 시절 그래도 나누어 먹고 살았는데 음..

좋아하는 "시" 2021.02.14

述病

述病/ 병을 술하다 治病眞有法 치병진유법 藥物固難諶 약물고난심 天君一泰然 천군일태연 百脈自愔愔 백맥자음음 靜養中和氣 정양중화기 閑消忿慾心 한소분욕심 惟此二句語 유차이구어 可以敵千金 가이적천금 *참 심, 조용할 음, 병 고치는데 참된 방법이 있으니 약물만 믿을 건 아니네 마음 한번 편안히 가지면 백 맥이 절로 고르게 뛰고 고요히 중화의 기를 기르자면 어느새 욕심과 분한 마음 사라지네 이 두 구절만 있으면 千金인들 이만 못하리 *안정복 安鼎福, 1712 ~ 1791 *9수 중에ᆢ

좋아하는 "시" 2021.01.02

버드나무 길

맘 천근 시름겨울 때 천근 맘 시름겨울 때 마른논에 고인 물 보러 가자 고인물에 얼 비치는 쑥부쟁이 염소 한마리 몇 점의 구름 紅顔의 小年 같이 보러가자 함지박 아낙네가 지나가고 어지러히 메까치 우짓는 버드나무 길 마른 논에 고인 물. 박용래 (1925~1980) 몆 점의 구름이 ㆍ사는일 별거아니야 잊어버려ㆍ그렇게 말합니다 메까치의 삶의 찬가가 놀랍습니다 버드나무의 치렁치렁한 자세에 돋아나는 연두는 단연 눈길을 끕니다

좋아하는 "시" 2020.05.01

[스크랩]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가 몇 가지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는지에 대해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대답하기위해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 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에게 자신있게 말할수있도록 하루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야 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대답하기위해 사람들에게 상처를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말아야 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냐고 물을 것입니다. 나는 그때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꿔 나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오면 나는 나에게..

좋아하는 "시" 2014.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