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나고 흠집 난 사과 두세 광주리 담아놓고그 사과만큼이나 못난 아낙네는 난전에 앉아 있다.지나가던 못난 지게꾼은 잠시 머뭇거리다 주머니 속에서 꼬깃꼬깃한 천 원짜리 한 장 꺼낸다파는 장사치도 팔리는 사과도사는 손님도 모두똑같이 못나서 실은 아무도 못나지 않았다. 콩 너는 죽었다 김용택콩타작을 하였다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또르르 또르르 굴러간다콩 잡아라 콩 잡아라콩 잡으러 가는데어, 어, 저 콩 좀 봐라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콩, 너는 죽었다 시는 한마디로 삿된 것이 없는 생각이라고(공자) 불치의 병 (정영상) 나이 들수록 슬픔도 자라는가올해 내 슬픔은 서른여덟 살 먹었다내 싸움과 술버릇은 동갑이다앞으로 중독이 되어 불치의 병이 될 슬픔이여 겨울 골짜기 가슴 깊이 가랑잎 쌓이고 며칠 내 뿌리는 찬비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