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나의 이야기 394

밥 값

밥 한 끼 삼만 원 비싸다고 생각되다가 식탁 위에 소복한 계란찜 우아한 접시에 튀긴 가지로 탑을 세운 묘기 낯선 맛 푸성귀 나물 구해온 성의 생각하면 과한 값은 아니겠지 밥 한 끼 삼만 원 비싸다고 생각되다가 벽에 붙은 액자 값 있을만한 위치에 예쁜 화분들 곱게 차려입은 한복 종업원 의상비 생각하면 이만큼은 받아야 되겠지 밥 한 끼 삼만 원 비싸다고 생각되다가 주방에서 다듬고 삶고 지지고 볶고 수고 생각하면 앉아서 받아먹는 한상차림 봉사료나 될지 몰라 이렇게 생각하다가도 가성비 뺀 진짜는 얼마나 될까 셈 해보는 건 무슨 심리일까. 2019년 9.21 쓴 글 입니다 지금은 오만원 쯤 될 밥값입니다. 분위기는 최상인데 살림하는 입장에서 보면 비싸보이는 재료는 없는데 싶어 써봤던 글.^^ T스토리 옮긴 후 사..

나의 이야기 2022.12.16 (7)

젯 상을 준비하며

제사상 앞에서 잠든 딸자식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주근깨를 걱정 하셨던 부모님 세월이 흐른 지금 그 어린 딸은 어느새 이마에 주름 생기고 당신들이 살아보지 못한 나이를 살면서 두 분 제 상에 올릴 나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주어도 내주어도 샘물처럼 솟아나는 사랑 마침내 그 사랑의 샘이말라 더 이상 내줄 게 없을 때 홀연히 자식 곁을 떠나셔야만 하는 부모님 자식을 섬기는 입장이 되어서야 깨닫게 된 이 어리석음 앞에 할 수 있는 일이란 겨우 이것밖에 없어 예수님, 석가모니, 공자님, 쏘크라테스, 내 안에 모시던 분들보다 더 으뜸이란 걸 진작에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젯상 앞에 두 번 절하기보다 무릎 꿇고 사죄하고 싶은 오늘입니다. 음력시월열사흘. ** 동생 댁이 매년 혼자 제사 준비하는 게 안쓰러워 누나들이 ..

나의 이야기 2022.11.07 (13)

시청 앞 추모관

아까워서 어쩔까 불쌍해서 어쩔까 들떠 나왔을텐데 새파란 젊음 펴보지도 못하고 길바닥에서 싸늘하게 식어 갔느냐 너희들 부모 참척의 고통을 어찌 하라고 훌쩍 떠나 갔느냐 이 세상엔 위로 할 말이 없단다 미래의 스필버그 감독이 미래의 박경리 작가가 미래의 장기려 박사님이 미래의 김동길교수님 이어령교수님 같은 선지식인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미래세대들을 2014년 4월 세월호에 뺏기고 2022년10.29일 이태원 핼로원 축제로 또 잃었습니다. 애지중지 키운 자식들을. 작별 인사도 없이 눈 깜짝할 새 떠나버린 얘들아 그곳에서 못다한 삶, 서로 위로하며 지내거라" 그리움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찌기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나의 이야기 2022.11.02 (4)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

지난 주말 신도림 현대백화점 영화관 7층 다큐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를 친구 3명과 관람. 노인 우대권도 5천원에서 7천원으로 올랐네 올랐다 해도 50%나 활인 된 가격 우리들이 무엇이관데 이렇게 대우를 받는지 고마운 우리 나라. 시네마 에세이,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는 같은 예술가이며 자신의 아버지인 '인간 김창열'화백을 이해하기 위해 (어머니는 프랑스) 김오안 감독이 아버지의 삶을 카메라에 담은 다큐 영화다 부모에게 주는 최고의 헌사, 전좌석 25명 소극장 앞자리는 화면이 가깝다 보니 속이 미십겁고 되려 보이질 않는다 표 끊을 때 예약하고 우리는 뒷좌석에 앉았다. 통통 튀는 극장판 광고가 끝나고 갑자기 화면이 엄숙해졌다 평안남도 맹산의 아버지 고향, 울창한 산에 굵고 탐스러운 함박눈이 하늘에서 ..

나의 이야기 2022.10.29 (12)

종로구 익선동 골목 길

종로3가역엔 출구가 몇 다시 몇 번까지 붙을 정도로 많다. 한 때, 서울의 심장, 맥박이라 할 정도로 경제 중심지답다. 지금은 그 영광을 뒤로하고 옛 정취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여기서 한 발짝만 벗어나면 고층빌딩은 여전하다. 빌딩 숲 속에 낮은 자세로 숨어있는 보석 같은 장소. 13번 출구로 나와 종로 세무서 근처 한옥마을이 있었던 곳. 골목마다 개성 있는 작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개발 허가가 나지 않아 그런지 꼭 시골 조금 번화한 장소처럼 예스럽다. 원래는 국악의 거리였다. 국악에 필요한 장신구 의상 장구, 북, 꽹과리, 등 작가 김유정이 지독히 짝사랑했던 기생 박녹주 생가도 이 골목 안에 있다. 수많은 사연과 발자취가 남았을 조선시대 골목길은 말이 없다. 영영 비밀을 감출 태..

나의 이야기 2022.10.09 (10)

궁시렁궁시렁

티스토리로 이사는 왔는데 글쓰기 등 장식이 없네요 블로그 문 열자마자 T자 하나만 덩그러니 지천에 피어있는 동강 풀 꽃 피는 언덕 보고 싶은데 뭘 클릭해도 꿀 먹은 벙어리 스킨 등, 친절한 설명에도 알아들을 길 없네 눈은 어둡고 답답! 앱을 따로 다운 받아야 되는지 티스토리 영주님, 어디 가지 말고 집안에 옵션으로 설치해주면 안 될까요 다음 블로그도 겨우 했는데..

나의 이야기 2022.09.23 (2)

나만 백수다

단톡에서만 만나 안부전하고 손가락 수다를 떨던 친구4명이 이젠 밖에서도 만나보자며 용기를 냈다 3.8일 하루 신규확진자 30만명 만물이 기지개를 피는 요즘 3차 예방 접종을 끝낸 우리니 더 이상 쫄지 말자며 11시30분에 사당역 13번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나간김에 시청역 서울 도서관에 반납 할 책 때문에 여유있게 2시간 전, 9.30분에 집을 나섰다. 건봉사 절안에 피어있던 작약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1호선 시청역에서 2호선 사당역가는길은 서울역에서 환승! 4호선 오이도행을 타면 된다.(나중에 참고하려고 기록) 4친구를 만나 방배동 코다리 찜 점심을 먹은후 임종회씨가 보리빵2개씩을 사서 나눠줬다. (식당에서 보리빵 죽염 마른나물 젓갈등을 판다) 자기네 동네 왔는데 밥값을 더치페이 했다고 강제로..

나의 이야기 2022.05.29 (2)

노트 북

세상 참 좋아졌다 내 이름으로 등록된 노트 북!. 삼라만상을 어떻게 구겨 넣었는지 옛날꺼에 비하면 두께도 무게감도 거의 없다. 소달구지인 세대에 우주를 달리는 최신 컴퓨터는 아들이 사준 내 생일 선물. 폰에 장착 됬던 블로그 보따리들 몽땅 가져와 말끔하게 정리도 해줬다. 문턱이 닳도록 다니는 아이콘은 바탕화면에.. 그리고 이웃 지성(知性) 몇분은 즐겨찾기에 모셔다 놓았다. 아들은 척척이다. 젊은 사람들 모두 귀재다 하긴 하윤이도 나에겐 벌써부터 컴 선생님이었니까 아무리 호기심 많은 나여도 이사는 현실에서나 가상에서나 골치 아픈 일. 벌써, 십오륙년전 구청으로 문화원으로 컴퓨터 사용법을 배우러 참 열심히 다녔다. 지금은 몸으로 기억하는 것 몇개 빼고는 모두 잃어버렸지만.. 무진장의 정보 그냥 터치만으로 마..

나의 이야기 2022.04.08

소유사에서 무소유사로 바뀐다면

아직 쌀쌀하지만 밝은 햇살의 봄 메스컴마다 올라오는 꽃 소식에 마음도 들썩여 여의도 공원으로~ 9일, 윤중로 벚꽃 놀이(3년만에) 개장하면 사람들이 엄청 붐빌 것이다.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획진자가 폭증하더니 이젠 사망자가 넘쳐 존엄한 장례 절차도 없이 영원히 뵐 수 없는 곳으로 부모를 이웃을 보낸다. 세계에선 러시아가 우쿠라이나를 침공하고 불안한 시기를 보내면서 이렇게나 봄이 기다려진것도 처음이다. 봄이 왔다고 달라지는건 없지만 추운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듯 우크라이나에서도 평화의 소식이 들려 왔으면. 저 하늘에 지저귀는 새소리 묵은 가지에서 움트는 새 순, 어디선가 불어오는 봄바람, 지구 저편 내 아들보다 2살어린 1978년생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전쟁이 끝난 조국에서 돌아온 국민들과 함께 얼싸안고..

나의 이야기 2022.04.05

전지전능한 분께,

산다는 것은 이상한 사건이다 탄생하고 죽어 가는 것이 분명 나라는 주체를 통해 일어나고 진행 되고 있음에도 내 자신의 탄생이나 죽음에 대해 서명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 오겠다 청구서 쓴일도 없는데 어느 날 갑자기 미지의 세계로 왔다면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이 난해한 사태에 통곡 할 곳도 따질곳도 없이 태어난 이상 어떻게든 살아 내야만 하는 숙명 그중에 앓고 죽는 양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도록 슬프다. 전지전능한 분께, 생의 중생들을 궁휼히 여기사 당신께 가는 길 만큼은 꽃 길 허락하소서. (죽음을 응시하며 진통제로 하루하루 지내셨을 이어령교수님을 뵈며) 생애 마지막 남는 것은 눈물 눈물로 시작해 눈물로 마치는게 삶이다. 내가족과 이웃의 눈물로 생을 마감할것이다 이어령 ᆢ고인의 명복을 빕니다ᆢ ..

나의 이야기 2022.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