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나의 이야기 405

크리스마스 이브에

블로그 이웃분들, 지나다 들린 분들, 해피크리스마스 보내고 계시겠지요.2024년 한 해를 돌이켜 보며 무사히 여기까지 오신 것에 감사하고 새로운 2025년의 작은 소망들 모아보는 시간 되십시오. 사랑합니다.♡"예수의 가르침은 교리적이 아니라 합리적이다" 라는 생각을 되새기며크리스마스이브에내가 아는 사람 중 누가 젤 외로운 분일까.5년 전 유방암으로 아내를 먼저 보내고 자식도 없이 홀로 지내시는 89세 강 할아버지께문자를 드렸다. 오늘 시간 어떠세요? 저하고 데이트하실까요?"좋습니다." 1분 대기조처럼 대답도 빠르시다.영등포역 개찰하시고 그 앞에서 12시에 뵈어요.오래전에 문화센터에서 알게 된 분이다.종합쇼핑몰 타임스퀘어는 공간이 넓고 원통형으로 설계되어 산소도 충만한 곳.시장 쪽 동네만 다니던 분이라 대..

나의 이야기 2024.12.24

지하철 풍경

11월 20일, 잠실역으로 말그미언니 만나러 가는 날.지하철 파업으로 길어야 10분이면 오던 지하철을 20여분을 기다려야 했다.두 번 운행할 시간에 한 번만 운행하니 사람들은 홈에 쌓여갔다. 기다림 끝에 지하철 도착, 문은 열렸는데 내리는 승객보다 타는 승객이 훨씬 많다. 그중에는 허리가 기억자로 꺾인 할머니도 계셨다.발 디딜 틈조차 없는 좁은 곳에 노인보행기까지 욱여넣었다 "할머니할머니 이쪽으로 오세요" 재촉하는듯한 소리가 경로석쪽에서 들린다.사람들 숲사이로 자기보다 더 힘들어 보이는 노인이 보였나 보다.할머니는 "괜찮은데 괜찮은데" 하며 들어가셨다.콩나물시루가 되어버린 콩나물들, 사람들은어깨를 움츠리고 다리를 좁혀서 길을 터줬다.자리를 양보한 남자 노인은 허리가 안 좋은지 한 손을 허리에 대고 ..

나의 이야기 2024.11.21

쌈장과 알밤

ᆢ오늘의 일기ᆢ 차명희 당숙모님께. 대뜸 지난 추억으로 인사드립니다. 한국노인복지회 보수교육 때 끈끈한 혈연인 줄로만 알았던 가족 간의 법률문제를 쉽게 요약한 강의 잊지 못합니다. 딱딱한 주제를 술술 실 풀듯 호흡도 발음도 명쾌한 강의 십수 년 전 얘긴데도 어제인 듯합니다. 고모님편에 보내 드린 거 올봄에 부천 큰 언니가 담은 막장입니다. 메주가루, 보리, 고춧가루와 씨, 소금, 매실청 등으로 보존료 같은 거 없이 집에서 만든 거라 짭니다. 막장 두어 숟갈에 양파, 버섯, 마른 새우 (집에 있는 온갖 야채)에 뜨물이나 멸치육수를 조금 넣고 마지막엔 청양고추를 넣어 바글바글 끓여서 밥 비벼 드셔도 좋고 호박잎 쌈장이든 어떤 쌈장으로도 담백합니다. 간장 빼지 않고 담은 거라 그런 거 같습니다. 조금 드리고 ..

나의 이야기 2024.10.24

낯선동네

2024년 9월 27일 일기.무더운 여름에 호되게 당하고 9.21일 밤에야 제 자리 찾은 가을날.하늘을 향해 감사감사!25일부터 3박 4일 은진이 부재로 하윤네 집에 와 있다. 하윤이는 주말이라 친구들 만나러 나가고 하린이는 수영하러 가고나 혼자 물병하나 들고 건들건들 낯선 동네 산책.2호선 라인 마포구 염리동 자이아파트. 언덕배기에 안치된 이 동네는 맨땅에도 곳곳에 엘리베이터가 있네. 숨차게 오르며 구경 다니다 모과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숲 속에 내 집 거실 같은 테이블과 의자가 있네. 쉬었다 가자..손수건 대신 아파트 골목 바람이 촉촉해진 이마의 더위를 씻어주고 가네정원 아파트 사람대접에 감동을 하며 상념에 젖는다.이방인 촌뜨기가 새깝빠 아파트를 올려다본다.고개를 뒤로 끝까지 꺾어야만 꼭대기가 겨우..

나의 이야기 2024.09.27

운이 좋은날일까 나쁜날일까

지난 일요일 수원 조카딸 결혼식에 갔다가 식장에서 자리를 옮기다 고꾸라지는 불상사가 생겼다. 다행히도 아들이 차를 가져와 집에는 쉽게 왔다. 무릎과 팔목만 다친 줄 알았는데 차에서 내리는데 왼쪽 발등도? 절뚝절뚝! 집에 올라와 살펴보니 오른쪽 팔목 무릎. 왼쪽 발등은 부어 있었고 엉덩이 반쪽은 시커먼 멍이 차지했다. 발목은 걸을 때만 아픈데 무릎과 팔목은 푹푹 쑤시고 아프다. 짝지가 지난번 엘리베이터 문 닫칠 때 부딪혀서 병원에서 진통소염제 타온 약이라고 아직 먹어도 괜찮은 날자니 이거라도 먹어보라고 내줬다. 아픈 게 더 센지 진통제 약이 소용없다. 손가락도 움직이고 붓지 않은 걸 보면 뼈는 괜찮은데 아프다. 일요일이니 병원도 못 가고 집에 있는 약을 바르고 압박붕대를 감아 얼음 찜질하며 팔을 끈으로 매..

나의 이야기 2024.06.27

노인끼리

2024.6.3일 월요일 맑음. 시장 갈 때는 사야 될 품목이 별로 없었다 들기름 한 병과 할아버지 좋아하시는 떡 한팩 정도였다. 막상 시장에 와 보니 갑자기 이것저것 사야 될게 보인다. 들기름 1병이 아닌 2병. 오징어채도 다음엔 오른다기에 한봉. 야채가게엔 싱싱한 오이도 보이네 다섯 개씩 묶어 두 묶음 10개. 4천 원 오이값이 많이 내렸네 오이소박이 담아볼까 야들야들한 부추도 한 단. 애호박 2개. 대파 한 단. 바구니에 담을 때는 무겁다는 생각은 못하고 단순해진다. 할아버지와 쇼핑카트 끌고 코스트코만 다녔지 시장은 오랜만이다. 정작 떡집은 문 닫아 계획에 없는거만 산거다. 축 늘어진 짐이 돌덩이처럼 무겁다 시장 올 때는 꼭 카트를 가지고 다녀야지 다짐한다. 아파트 앞, 다 와서 느티나무 아래 벤치..

나의 이야기 2024.06.04

도대체 소 한마리 값은

한우 꽃살 로스 100g당(원) 28.000. 중량 114g 가격 : 31.920원한우 스테이크 100g당(원) 24.800. 중량 186g 가격 : 46.128원아래위 토털 300g 가격은 78.048원. 소고기 반근이 이천원 모자란 8만원 약으로 쓰인다면 모를까 나는 지극히 서민이라선지 이해가 안 된다. 가격 대비 가심비(價心比) 제로다 세상에 나온 먹거리 중 가장 쎈 식재료가 아닐까 생각한다. 살 몇 점이 저 가격이라면 도대체 그 큰 소 한 마리 값은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소는 태어날 때부터 생명이 아니고 등급으로 나뉘어 제품이 되는 슬픈 운명이다. 그의 체력과 살, 뼈까지 인간에게 온전히 바치는 어질기만 한 짐승!. 그들에게도 각혼(覺魂)이 있다. 그것은 금수의 혼으로서 지각(知覺) 할 수 있..

나의 이야기 2024.04.26

힐링 민화 미술

지난겨울, 심심해서 동네 배움터에서 뭐 배울 게 없나 살표 보았다. 8주 코스로 민화 그림 그리기가 있네 민중들의 손으로 만든 아름다운, 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긴 그림. 오래전부터 배우고 싶었는데.. 취미로 배우기엔 수강료가 너무 비싸 포기했었다. 재료비 3만 5천 원. 신청자 20명 모집에 10명. 접수채색할 때 바탕화면에 물감도 흘리고 초보자 표가 난다.^^ 선생님이 그리기 쉬운 그림을 주셨는데도... 약료는 석채(돌가루) 풀 잎, 자연 열매, 계란 노른자, 등등 이란다. 천연물감이라 그런지 한지와 잘 어울렸다. 민화 본뜨기 민화본을 바닥에 놓고 그 위에 한지를 올린다. (한지는 매끈한 부분이 위) 한지 위에 비처지는 민화본을 먹으로 그린다. 이때 볼펜도 연필도 아닌 붓으로 꽃 라인을 그리는 것은 여..

나의 이야기 2024.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