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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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이어온 독일 제빵마이스터의 소박한 식탁

“새벽 3시에 일어나 빵을 만들고, 저녁에는 음식도 만들었어요. 주인이 제가 성실하고 솜씨가 있다며 눈여겨보다가 조리까지 해보라고 권유해서죠. 덕분에 조리사로서의 재능도 깨닫게 되었고 기술도 배웠어요.”1987년 독일 쾰른의 인터컨티넨탈호텔 제과·제빵부문 부주방장으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전문가의 길을 걸었다. 홍콩과 한국의 인터컨티넨탈호텔 파티세리 셰프(제과·제빵부문 주방장)로도 일했다. 상위 5%만 통과 가능하다는 마이스터(장인) 자격을 얻자 고향의 아버지 빵집으로 찾아갔다.“마이스터가 되어 돌아온 아들을 자랑스러워하셨어요. 고향에서 아버지와 함께 빵을 만들며 집안에서 이어지던 기술을 익혔죠. 카페도 겸해서 음식도 팔았는데, 그때 음식과 빵의 어울림에 대한 깨달음이 생겼습니다. 그 깨달음은 지금의 제 ..

신문스크랩 2025.06.21

"산 오르면 100만원" 서울대(경영학과·경제학부) 등산 장학금 만든 81세 사업가

'미산 지덕체 장학금' 5억 기부… 경제학부 졸업생 권준하 대표서울대 경영학과·경제학부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장학금을 이번 학기 내걸었다. 성적이나 외부 수상 실적, 봉사 시간 등 어떤 것도 묻고 따지지 않는다. 기준은 오직 하나, 등산(登山)이다. 기부자는 익산화물터미널 대표 권준하(81)씨. 경제학부를 졸업한 그는 29일 본지 인터뷰에서 "서울대 후배들은 평생 책에 파묻혀 살았을 것"이라며 "대학에 와서도 도서관에서 밤낮 공부만 하지 말고 건강과 추억도 함께 챙겼으면 좋겠다"고 했다.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96억원을 기부한 권씨는 지난 2022년 서울대 상과대학 향상장학회에 5억원을 기부했다. 그러면서 "성적을 기준으로 주는 장학금은 이미 많다. 공부만큼 중요한 게 건강"이라고 했다. 학생들의 ..

신문스크랩 2025.05.31

과학이 당신을 구합니다

과학의 달 4월에 만난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국내 최고 인기의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는 "인류라는 종과 지구에 과학(科學). 세계의 보편적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한 체계적인 지식.그것은 어떻게 해야 비눗방울을 터뜨리지 않고 크게 불 수 있을까, 배고프면 왜 꼬르륵 소리가 날까 같은 어린 시절 순수한 호기심을 채웠다. 그러다 지질시대 구분법과 뉴턴의 운동 법칙, 멘델레예프의 원소 주기율표 따위를 거치며 희미해지기 마련이다.인생의 법칙이라 여겼던 것들이 차례로 흔들리고, 난무하는 감정과 의견의 충돌로 너덜너덜해지고, 모호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 속에서 길을 잃을 때, 다시 궁금해진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또렷한 해상도로 보여줄, 검증 가능한 객관과 중립의 차원은 어디 있을까?“그때가 바로 과학..

신문스크랩 2025.05.12

金剛처럼 고집 센 상남자, 그가 그린 웅대한 한국의 山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김인혜의 살롱 드 경성] 근대 한국화단의 큰 봉우리… 금강산의 화가 소정 변관식 한국화가 소정(小亭) 변관식의 별명은 '변고집'이었다. 하도 고집이 세서 그랬다. 일화는 수없이 많다. 1930년대 강원도 고성 석왕사에 있다가 마을로 내려가 술을 마시던 중, 주막 옆 역에서 기차가 들어오는 걸 보더니 갑자기 경성에 가고 싶어졌단다. 막 출발하는 경성행 열차를 잡아타려니 일본 순사가 뜯어말렸고, 힘 세기로 유명한 변관식은 그 순사를 때려눕혔다. 경성 태화관에서 열린 화가 모임에서 총독부 일본인 고위 관료가 기생을 농락하며 장난질을 치자 혼쭐내고 식탁을 뒤엎어 버린 일도 있다. 1950년대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가 '나눠 먹기'식으로 운영된다며 신문에 폭로한 일, 국전 심사위원 간담회에서 제도권 화가의 젠..

신문스크랩 2024.10.07

챗 GPT에 물었다

챗GPT' 켜고 떠난 팩트체크 속초 여행 스마트폰을 열고 ChatGPT(이하 '챗GPT')를 실행시킨다. 매년 똑같이 보내는 여름휴가가 지겨워 이번 여름휴가 땐 챗GPT 속 AI 비서를 '임시 고용'해보기로 했다. 챗GPT는 Open AI(오픈에이아이)에서 2022년 11월 말 공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 우선 일주일간 '무료 체험판'부터 써보기로 했다. 어차피 휴가는 일주일. 휴가 끝나고 해고(구독 취소)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마음에 드는 음성을 선택하고 가성비 여름 휴가지부터 물었다. 제주도·속초·부산·경주…. 질문을 조금 달리해도 제주도와 속초가 상위를 차지했다. 비서와 함께라면 조금 색다를 수 있겠단 기대에 속초로 정하고 질문을 이어간다. "속초 여름휴가 가성비 코스를 추천해 줘." AI 비..

신문스크랩 2024.07.24

불교·무속·민속 넘나들며 韓 기층문화 그린 박생광

화가는 하늘로부터 유일한 재능 하나만 가지고 지구로 유배온 인간인가 내가 아는 대부분 화가들은 가난하고 사기 당하고 비참하게 살다 가신분들이 많다. 게다가 작가의 손을 떠난 그림은 예술품이 되어 부와 명성은 자본가들의 몫이 된다. 억울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주 주말 매거진 "김인혜 살롱"에 한국화의 대가 "박생광" . 이분 역시 고단한 삶을 살다 가셨다. 빈세트 반 고흐도 노력했지만 다른 건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신은 당신을 비참하게 살라고 재능을 준 걸까요". 그렇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죠" 시대를 잘 못 타고난 거 같아요 미래 사람들을 위해 저를 화가로 만드신 거 같아요 "그림을 왜 그려요?" 생각을 멈추려고요 고흐가 어느 사제와 나눈 대화중. 몸무게 40㎏의 작은 사내는, ..

신문스크랩 2023.09.05

자전거 도둑

예전에 어느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하여 가장 감명 깊은 영화가 무엇인지 등을 질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제 경우 답은 1959년 제작된 미국 영화 '벤허'였습니다. 찰턴 헤스턴 등 출연 배우들의 명연기와 박진감 넘치는 전차 경주 등 스펙터클한 장면뿐 아니라 가슴 저미는 사랑 이야기까지 담고 있어 예술성과 오락성을 두루 갖춘 명작입니다. 윌리엄 와일러 감독조차도 시사회를 마치고 "하나님, 제가 이 영화를 만들었나요?"라고 감탄하였다고 합니다. 아카데미상도 11개 부문이나 수상하였습니다. 저에게는 더 이상의 영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벤허' 외에도 잊히지 않는 영화가 몇 편 더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1948년 이탈리아 비토리아 데시카 감독이 만든 '자전거 도둑'입니다. '벤허'와는 달..

신문스크랩 2023.07.17

민병돈 前 육사 교장

전설의 육사 교장 ‘진짜 군인’ 민병돈 올해는 정전협정 70주년입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타가 공인하는 ‘뼛속까지 군인’ 민병돈 전 장군을 만났습니다. 민 전 장군은 노태우 대통령 코 앞에서 “북한은 우리의 적”이라며 당시 정부의 북방정책을 비판하고 옷을 벗은 군인입니다. 그는 “전방에서 고생하는 병사들이 ‘북한은 우리의 동반자’라고 하는 정부의 말에 얼마나 혼란스러웠겠느냐”며 “나라도 바른 말을 해야 했다”고 했습니다. 민 전 장군은 그렇게 34년여의 군 생활을 마쳤습니다. 전두환 정권 시절 특전사령관 등 요직을 거쳤던 그는 ‘민따로’로 불렸습니다. 따로 논다는 뜻이죠. 대세가 아닌 소신을 따르다보니 생긴 별명이었습니다. 1987년 6월 항쟁 때는 대통령의 계엄령에 반대했습니..

신문스크랩 2023.06.07

"자식같은 내 책들, 도서관도 안받아준다니…" 강우량 기자

애서가들 "내 지적 자산 기증하고 싶어도 받아줄 곳 없다" 한탄작년 8월 말 수도권 한 대학에서 정년퇴직을 한 A교수는 퇴직 당시 30년 넘게 연구실에 뒀던 장서 1만여 권을 정리하느라 한참 애를 먹었다. 집에 가져가기엔 워낙 방대한 양이었던 탓에 학교 도서관에 기증하려 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그 뒤 지역 공공 도서관은 물론, 자기가 사는 아파트 내 도서관에도 제안했는데 줄줄이 거절을 당했다. 그는 "학교 도서관은 여유 공간이 없어 퇴직하는 교수의 책은 안 받는다 하고, 공공 도서관과 사설 도서관은 '신간'이 아니면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한 사람이 평생 축적한 서적들은 사회문화적 자산인데, 이 책들을 보낼 곳이 없다는 게 무척 난처했다"고 했다. 그는 결국 제자들과 학생들, 교직원들에게 책을 나눠준..

신문스크랩 2022.11.25

화가·문인·교육자·여성운동가로 불꽃처럼 살다간 1920년 한국 최초의 '신여성'이라 불리는 나혜석

[김인혜의 살롱 드 경성] 화가·문인·교육자·여성운동가로 불꽃처럼 살다간 그녀, 나혜석 1920년 한국 최초의 '신여성'이라 불리는 나혜석이 제작한 판화 한 점을 보자. 파마머리에 롱코트를 걸친 여성이 바이올린을 들고 길을 걷고 있다. 그녀를 향해 두루마기를 걸친 두 노인이 노골적으로 손가락질을 하며, '저것이 무엇인고' 외친다. 다른 한편에서는 젊은 남성이 그녀를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며 눈을 떼지 못한다. 조롱의 대상이자 동시에 호기심의 대상인 '저것'은 20세기 초 한반도를 강타한 신개념, '신여성'이었다. 나 참판댁 아기씨 작품 아래 'Rha'라고 크게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은 작가 나혜석! 그는 1896년 수원의 이름난 가문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군수였고, 대대로 고위 관료를 지낸 이 집안을 사람..

신문스크랩 2022.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