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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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문인·교육자·여성운동가로 불꽃처럼 살다간 1920년 한국 최초의 '신여성'이라 불리는 나혜석

[김인혜의 살롱 드 경성] 화가·문인·교육자·여성운동가로 불꽃처럼 살다간 그녀, 나혜석 1920년 한국 최초의 '신여성'이라 불리는 나혜석이 제작한 판화 한 점을 보자. 파마머리에 롱코트를 걸친 여성이 바이올린을 들고 길을 걷고 있다. 그녀를 향해 두루마기를 걸친 두 노인이 노골적으로 손가락질을 하며, '저것이 무엇인고' 외친다. 다른 한편에서는 젊은 남성이 그녀를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며 눈을 떼지 못한다. 조롱의 대상이자 동시에 호기심의 대상인 '저것'은 20세기 초 한반도를 강타한 신개념, '신여성'이었다. 나 참판댁 아기씨 작품 아래 'Rha'라고 크게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은 작가 나혜석! 그는 1896년 수원의 이름난 가문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군수였고, 대대로 고위 관료를 지낸 이 집안을 사람..

신문스크랩 2022.09.18 (2)

60년간 최고 악단들 이끈 명지휘자 "세상 구원 못 해도, 예술은 소중한 일"

노인 한 명의 죽음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 지난 10월 21일, 가장 넓고 깊은 경험을 쌓은 노인이 세상을 떠났다. 세상의 지휘자들 가운데에서, 가장 화려하지 않고, 가장 겸손하고, 가장 조용하게 살았지만, 최고의 실력을 지녔고 가장 많은 명반을 녹음했던 지휘자 중의 한 명인 베르나르트 하이팅크(Bernard Haitink·1929~2021)가 92년의 생을 마감하였다. 그의 이력을 나열하려면 어떤 지면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아는 유명 지휘자들은 외향적인 화려함이나 카리스마 넘치는 통솔력이나 세련된 제스처나 매력적인 외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그는 그런 모습과 거리가 멀다. 평범한 외모에, 독특할 것이 없는 동작에, 눈을 끌 사생활이나 기벽도 없다. 도리어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다..

신문스크랩 2021.11.09

괜찮아? 밥 먹자

아무튼, 줌마] 이영미는 책을 디자인하는 사람입니다. 1980년대 전설의 인문교양잡지인 '샘이깊은물'을 비롯해 여러 아름다운 책들을 빚어낸 관록의 손입니다. 그에게 6년 전 루게릭이 찾아옵니다.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돼 모든 근육의 움직임이 멈추며 언어 기능이 상실되고 결국 호흡곤란으로 죽음에 이르는 병입니다. 50대 중반. 사업 실패로 빚에 허덕이는 남편 대신 경제적 가장으로 살며 두 아들과 월셋집을 전전해온 그에게 루게릭은 신이 내린 가장 잔인한 형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덤덤하고도 유머러스하게 이 고통을 마주하기로 합니다. '누울래? 일어날래? 괜찮아? 밥먹자'란 제목의 책은 희소병 진단을 받은 그날부터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었던 2018년 8월까지 페이스북에 써내려간 글입니다. 시인 최영미는 ..

신문스크랩 2021.05.10

무진동 차량·1000㎡ 수장고… 이건희 컬렉션 '특급 이송 작전'

2만1693점 유물 운반 작업… 온습도 관리, 지진·화재도 대비 "명품을 안전하게 옮겨라!" 초특급 유물 이송 작전이 시작됐다. 이건희 컬렉션 고미술품 2만1693점을 삼성 측에서 기증받은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정도 대규모 기증은 국립박물관 개관 이래 처음이라 총력을 다해 이송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거의 박물관 하나를 통째로 옮기는 규모의 '유물 대이동'이다. ◇유물 전문 운송 차량에 실어 박물관 수장고로 기증 소식이 발표된 건 지난달 28일이지만, 이송 작업은 그보다 일주일 앞선 21일 시작됐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를 비롯해 국보·보물 60건은 이미 도착했고, 중량이 큰 석조물을 제외한 나머지 유물의 운반 작업도 14일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박물관 측은 "호암미술관과 ..

신문스크랩 2021.05.05

빨강머리 앤'의 어머니를 추억하며

"신지식 선생님 소식을 듣고 싶어 방문했는데 돌아가셨군요. 날짜를 보니 첫 기일이 얼마 전이었네요. 어린 시절 잔잔하게 제 마음을 울렸던 동화책 선생님, 저에게 순수하고 해맑은 마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세요." 한밤중, 휴대전화 알림이 울렸다. 블로그 방문자 게시판에 누군가 글을 남겼다. 지난해 3월 12일, 만 90세로 세상을 뜬 신지식(申智植) 선생은 1960~1970년대 한국 아동·청소년 문학계의 '별'이었다. 1973년 2월 한 일간지 국내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그의 소설집 '하얀 길'(1956)이 1위로 2위인 이청준의 '별을 보여드립니다'를 앞지르고 있다. 그의 부고를 들은 소설가 김훈(73)은 "신지식의 글들은 짓밟히고 배고팠던 내 소년 시절의 위안이..

신문스크랩 2021.04.03

"사랑은 미안해 않는 것… 지금도 그 말 뜻 모르겠다"

이 영화 재밋게 봤던 영화였는데 이렇게 오래된 영화인지 몰랐네 현재도 진행중인 청춘 남녀인줄 알았는데 언제까지나 내 상상속에 청춘으로 머물러 있게 둘걸 모르는게 약일 수도 있겠다 새파란 젊음은 어디가고 갑자기 두사람이 백발이 되어 나타났다 깜놀!.? 남녀의 변함에 세월의 힘이 야속하다 시간처럼 공평한건 없다더니. 그래도 아직 건강하고 활달한 모습이 반갑다 흥미로운 영화 뒷얘기, 신문기사 스크랩 해왔다. 이미지는 네이버에서 가져옴. ........................................................................... "사랑이라는 건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야(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 1970년..

신문스크랩 2021.03.30

이상, 구본웅, 박태원의 우정

사진설명, 이승만이 그린 이상과 구본웅 까치집 머리, 털복숭이 수염의 이상과 작은키에 질질 끌리는 외투를 입은 구본웅의 기묘한 조화가 곡마단 행차에 비유됬다. 이상(왼쪽), 박태원(가운데) 김소운이 함께 찍은 사진. 3자가 붙은 사진은 구본웅이 1935년 발표한 "친구의 초상" 이상의 얼굴. .................................................................. "까치머리 이상, 꼽추 구본웅이 걸어가면 곡마단 온 줄 알고 환호했다" 일제강점기는 혹독했으나 문학과 예술은 꽃피었다. 20세기 초반 온 세계가 사상 철학 문예 생활방식까지 빠른 속도로 변화하며 문화적 충격을 흡수하고 튕겨내야 했던 역동의 시대였다. 나라 잃은 절망을 이겨내기 위해 지성인들은 유토피..

신문스크랩 2021.03.10

"카뮈 읽으며 웃은 적 있나? 내 목표는 최고의 해피엔딩!"곽아람 기자

사진, 두주인공과 작가 줄리아퀸 칼라는 네이버에서 가져온 영국 브리저튼 가문 8남매 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사교계에 갓 데뷔한 다프네(왼쪽. 피비 디네버)와 헤이스팅스 공작(레지 장 페이지))의 계약 연애 이야기를 그린 *브리저튼* 원작자 미국소설가 줄리아 퀸은 "커플의 만남으로 시작하고 해피앤딩으로 마무리 해야 된다는 로맨스 소설의 두가지 규칙을 따랐다" 고 했다 넷플릭스 1위 드라마 '브리저튼' 원작자 줄리아 퀸 단독 인터뷰 19세기 초 런던, 사교계에 갓 데뷔한 브리저튼 자작가(家)의 맏딸 다프네는 바람둥이로 이름난 헤이스팅스 공작 사이먼과 '계약 연애'를 시작한다. 이들은 과연 결혼에 골인할 수 있을까? 상투적인데도 어쩐지 매력적인 이 이야기가 전 세계 안방 극장을 점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

신문스크랩 2021.02.13

[박종호의 문화一流] 나치를 피해 유럽서 브라질까지… 고향 잃은 지식인의 절망

당대 가장 각광받던 슈테판 츠바이크(1881~1942)가 나치를 피해 해외로 떠나기전 15년간 살았던 찰즈부르크의 집(왼쪽). 지금은 그의 인류애와 미학적 유산을 기리는 "츠바이크" 센터가 됬다. 츠바이크 센터를 둘러보는 사람들과 생전 츠바이크의 모습 (오른쪽 위부터) 코로나 때문에 유럽에 가는 것이 힘들어졌지만, 유럽에서도 잘츠부르크는 오랫동안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손꼽히는 여행지의 하나였다. 그리고 100년을 이어온 세계적인 예술제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이다. 그렇지만 잘츠부르크에는 그렇게 아름답고 화려한 것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높은 탑들과 멋진 궁전이나 성당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으면, 이 도시에 살았던 가장 지적인 시민의 자취도 찾아볼 일이니 그가 바로 슈테판 츠바이크(1881 ~..

신문스크랩 2020.12.29

[백영옥의 말과 글] (166) 비교와 공정에 대하여

한강변 아파트에 사는 한 지인이 최근 부동산 가격은 모두를 불행하게 하는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집값이 폭등한 지역에 사는데 불행할 이유가 있는지 물었더니 이렇게 말했다. 과도한 대출이 싫어서 전세를 살았던 친구는 우울해하고, 단지 몇 층 높고 낮은 것으로 같은 아파트 사이에도 가격이 수억씩 차이가 나니, 저층에 사는 자신도 뭔가 억울한 마음이라는 거다. '쌤통의 심리학'에서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발견했다. 야영을 하던 두 사람이 숲속을 걷다가 커다란 곰을 만났는데, 둘 중 한 명이 갑자기 등산화를 운동화로 갈아 신기 시작했다. 그를 지켜보던 다른 한 명이 그런다고 곰보다 빨리 뛸 수 있을 것 같으냐고 야유하자, 그 친구가 말했다. "곰은 이길 필요 없어. 너만 이기면 돼!" 제 아무리 비교하지 말자..

신문스크랩 2020.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