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한국노인복지회

후배 봉사자님들께

앤 셜 리 2020. 7. 5. 10:13

최경화시설장님께 감사패를 받었다.

즐길거 많고 구경할것도 많은 요즘에 아까운 시간과 내 돈 들여가며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후배 자원활동의 주인공들을 뵈니 반갑습니다
제가 자원활동을 시작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라네요
세월이 날개를 달고 여기까지 온것 같습니다

사람은 시한부 삶을 살며 삶의 중심부분에서
이웃을 살필수 있는 기회도 때가 있다는 사실을 어느날 깨닫고

나 자신의 보람된 삶을 위하여 어쩌면 좀 이기적인 생각으로

영등포 노인복지센터를 찾게 되었지요

노인은 원래 노인이 아니고 영아로 태어나서 노인이 될때까지 허리끈 졸라메는 굶주림과
고생고생 하며 일하시고 때로는 등대처럼 역사의 등불로 쓰임을 받으셨던 분들

일평생 수고와 땀으로 지금 이 풍요로운 사회를 이룩하는데 기초가 되신 분들이라는걸 깨달았습니다
봉사한다는 차원이 아닌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과 숙연한 마음으로 우리세대가 당연히 해야될

도리라는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의지할 곳 하나 없으시고 심신이 허약한 노인이 되어 저희같은

봉자자들과 만나게 된 것입니다
병신자식이라도 좋으니 자식이 있어봤으면
소원 하셨던분
자식은 있으나 평생 짝사랑만 하다 끝내
세상을 떠나신분
요즘이야 무의탁 노인들이 의료혜택을 충분히 받으실수 있지만

그때만해도 질병에 시달리다 원인도 모른채 검사도 받아보지 못하고
세상 떠난 갖가지 사연들

11분의 노인분을 섬기는 중에 고척동에 사시는 윤ㅇㅇ할머니는

특별히 어디 아픈거 같지는 않은데 혈색이 안좋고 감기란 감기는 늘 달고 사셨다
다른 노인분들처럼 원인도 모르고 돌아가시게 할 수 없어 날 잡아

보라매병원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보호자란에 도장을 찍고 병실이 없어 2박3일을 응급실에 계셨습니다

응급실에선 이부자리 잡수시는거 모두가
보호자 몫이더군요
빨리 준비 해오라는 간호사들 재촉을 받으며
121번 버스를 타고 집에와 급하게 압력솥에 죽을 쑤고

보온병에다 뜨거운 물을 담고
이불보따리를 이고 가는데 어스름한이 밤이 되었습니다
할머니가 병실로 옮기시고는 잠은 집에가 자라는 성화에 집에와

자다가도 새벽에 간호사들로 부터 호출을 받아 달려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날 검사할 항목에 보호자 싸인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집으로 병원으로 왔다갔다
숨차게 간병을 하다보니 나도 지쳤는지
어느때는 누워계신 할머니가 부럽기도 했습니다
오로지 할머니가 암진단만 아니고 치료받으면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바라며 버텼습니다.
 입원한지 12일째 머리에서 발끝까지
검사결과는 빈혈이라는 진단
휴~~~~얼마나 다행인지 ~~~
헤모구로빈 정상 수치가11이라면 할머니는
8.3밖에 안 나왔다
수혈을 3병이나 받고 매달 드실 약을
한보따리 받아 퇴원하셨다

12월초 퇴원하던 날
집에서 맞이 해주는건 차디찬 한칸짜리 냉방
지금 같으면 흔한 온열 매트가 있어 걱정
없지만 모든게 열악한 때라 부랴부랴 번개탄 사다

연탄불을 피우고 윗목에 두꺼운
요를 깔아 드렸습니다
저녁은 할머니와 둘이 사먹고 들어왔다
온기가 없는 이부자리에 할머니를
눕힌후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허리와 무릎같은데는 아프셨지만
큰병 없이 건강하게 지내시다 작년 여름
8월10일 96세에 노환으로 세상을 뜨셨다
그동안 정들었던 할머니와 작별하기는 힘들었지만

작은 관심으로 한 분의 인생 후반기를
제한된 수명까지 건강하게 지내시다 가시게
한것 같아 위로가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봉사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매년 보수교육과 월 사례
모임으로 이끌어 주신
영등포노인복지센터 시설장님과
직원 여러분들 덕택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