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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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가난은 수치입니다

앤 셜 리 2010. 6. 1. 23:10

이웃의 가난은 수치입니다

 서정임 2006.06.10 07:23

 • 불행한 이를 존중하라 악 할 이유가 없어서 착한 사람은 불안합니다.

 그러나 어렵고 기막힌 데도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은 매혹적입니다. 그런 사람을 볼 때에만 비로소,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고, 사람이 희망이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평생을 가난한 이와 함께 한 피에르 신부는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사람은 가난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불행한 거라고. ‘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는 세계적인 빈민구호 공동체 엠마우스(Emaus)를 만든 피에르 신부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누울 곳 하나 없는 빈민들을 모아 엠마우스 공동체를 만든 피에르 신부는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연결시켜 준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일을 해서 오히려 남을 돕게 만든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알고 있었던 거지요. 생각보다 인간은 가진 게 많다는 것을. 가난하다고,

 못 배웠다고, 짐이 너무 많다고 자학하는 사이에 우리 안의 유쾌한 능력들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홀로 힘을 발휘하고 있는 능력이 체념 혹은 냉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피에르 신부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이렇게 느끼게 됩니다. 결점이 없는 인간은 없지만 또 베풀 것이 없는 인간도 없다고.

 그렇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서로 소통하면서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가게 되는 존재가 인간이라고.

피에르 신부가 세운 엠마우스의 원칙 중의 원칙은 불행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불행한 사람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것이었습니다. “불행한 사람을 존중하라.

 그를 신뢰하고 그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행동하라. 그의 비밀과 수치심을 존중하라. 그의 자긍심을 회복시켜 주라.

” 명절 때만 되면 선행을 베풀기 위해 보육원과 양로원을 찾는 이들이 있습니다. 고마운 일이고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어쨌든 혜택을 입은 사람들이 의외로 어색해할 뿐, 고마워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나는 베푸는 사람”이라는 우월감으로 사람을 내려다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느낌이 남아 있으면, 받는 사람도 고마울 리 없습니다.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니까요.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없으면 공감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공감대는 절대로 내 자랑이 많은 데서 형성되지 않고 차라리 그이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처럼 들어주는 데서 형성됩니다.

 자식 없는 사람에게 자식 자랑, 돈 없는 사람에게 돈 자랑, 연인 없는 사람에게 연인 자랑,

 못 배운 사람에게 지식 자랑 해보십시오. 앞에서 웃어주더라도 뒤에 가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각인되고 있을 테니까요.

 

 피에르 신부가 소위 ‘불행한 사람’들 안에서 자학과 함께 잠들어 있는 능력들을 깨워 건강한 공동체를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그들이

수치라고 여기는 것을 내 수치로 여기고 존중해주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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