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좋아하는 "시"

여보게 친구야

앤 셜 리 2012. 3. 2. 11:12

살아 있는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가 아니던가?

 
그러다가 어느 한 순간,
들여 마신 숨 뱉어내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은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 것도 내 것, 저 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데는 티끌 하나도 못가지고
가는 법이라니
쓸만큼은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의 추억을 씨앗뿌려
사람 사람 마음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고,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에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 가지의 계획과 만가지의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지는구나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라
구름은 본디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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