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좋아하는 "시"

이미지는 언어의 그림

앤 셜 리 2011. 12. 8. 17:16

시의 이미지는 언어에 의해 조직화된 그림이며, 대상에
대한 감각적, 지각적 체험을 신선하고 강렬하게 환기시키
면서 비유와 상징을 결합시키는 것입니다.
문학비평용어사전에서는 " 전형적인 이미지즘의 시는
자유시로 가능한 한 정확하고 간결하게, 논평이나 일반화를
하지 않고, 시각적 대상이나 장면에 대한 작가의 반응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흔히 이러한 인상은 은유를 통해서, 혹은
한 대상의 묘사를 또 하나의 다른 대상의 묘사와 병치시켜서
표현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좀 어렵게 표현되었지요. 그러면 그냥 읽고만 넘어가시지요.

"그림은 말없는 시이고, 시는 말하는 그림이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참 멋진 말이지요.
그림이 우리의 육감 중에 시각을 자극하고, 시각에 호소
하여 구체적이고 선명한 인상과 생생한 느낌을 얻는 것이라면
시는 우리 마음의 눈을 자극하고 호소해서 구체적이고 선명한
인상과 생생한 느낌을 얻는 것입니다.

즉, 시에서는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공간세계가 있는 것
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두 눈으로 하나의 그림을 보고 감상
하듯, 마음의 눈을 통하여 시적 세계와 공간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가 있는 것이겠지요.
이처럼 시적 세계를 하나의 그림처럼 보여주며, 구체적인
의미의 말들을 감각적 지각적 대상으로 느끼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이미지인 것입니다.

천상병님의 <갈대>를 읽어보시지요.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나란히 소리없이 서 있었다.

불어 오는 바람 속에서
안타까움을 달래며
서로 애터지게 바라보았다.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아주 이해하기 쉽고, 또 금방 그림 하나가 뚜렷이 떠오르지요.
환한 달빛과 그 달빛을 받아서 눈부신 갈대, 그리고 이 속에서
화자의 모습이 마치 한 몸인 것처럼 혼연일체가 되어 떠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달빛 아래서 눈물에 젖어 있는 화자의
맑고 투명한 슬픔까지도 들여다 보임으로서 실제로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슬픔이라는 관념까지도 , 또한 이 시적 공간에
흐르는 정서까지도 이처럼 마음의 눈을 통하여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이미지 때문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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