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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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게양은 애국심의 마중물

앤 셜 리 2016. 8. 28. 12:10

제71주년 광복절이 다가온다. 국경일에는 으레 태극기를 내다 걸어야 하는데 요즘에는 태극기 다는 집을 좀체 찾아볼 수 없다. 서울시 자치구 중에는 태극기 게양률이 10%도 안 되는 곳이 여럿이라고 한다.

2010년 필자가 강남구청장으로 취임할 즈음 어느 국경일이었다. 고층 아파트 단지를 지나는데 그 많은 가구 중 태극기를 게양한 가구를 보기가 어려웠다. 다른 저층 주택가는 태극기 꽂이조차 성한 곳이 없었다. 얼마 전 김규환 국회의원의 보좌진 채용 방식이 신문에 소개됐다. 면접 시 "태극기를 그려 봐라, 애국가를 불러 봐라" 등의 주문을 했다는 것이다. "법을 만드는 사람은 애국심과 가치관이 서 있어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그는 국가 품질 명장으로 기계 보수를 위해 세계를 다녔는데 이탈리아에 가면 어디서나 국기가 보였고, 국기를 단 차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유럽의 명품은 국가와 회사에 대한 자긍심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최악의 안보 위기에 처했다. 위기일수록 국민의 의지와 단합이 중요하다. 무엇으로 국민의 마음과 힘을 한데 모을 수 있을까? 바로 태극기다. 정부와 지자체가 태극기 달기 운동에 힘을 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부에서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태극기의 힘은 역사가 웅변한다. 1919년 3월 1일 우리 민족은 독립에 대한 열망으로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 독립만세'를 외쳤다. 88올림픽과 2002월드컵 때에는 어떠했나. 온 천지가 태극 물결을 이루며 대한민국은 하나가 되었다. 머나먼 이국 땅에서 태극기를 마주하면 우리는 가슴을 적시는 뜨거운 감동과 애국심이 솟아오르는 걸 느끼곤 한다. 태극기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체성과 애국심을 나타내는 표상이자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매개물인 것이다.

강남구는 올해 3·1절 태극기 게양률 84.4%를 기록했다. 2014년 50%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확대일로의 성과다. 그간 교차로에 대형 태극기를 설치하고 다각적인 홍보와 안보 교육, 이벤트로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적극 추진했다. 다가오는 광복절에는 관 주도의 태극기 달기가 아닌 가가호호 자발적으로 내건 태극 물결을 기대해 본다. 잊지 말자. 태극기를 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니라 애국심의 마중물이라는 것을.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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