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나의 이야기

사랑하는 하윤이에게ᆢ

앤 셜 리 2019. 11. 18. 05:27

 

 

사랑하는 하윤이에게ᆢ

 

아빠엄마 없는 이틀동안

너희집 시스템에 모르는거 알려줘 할머니가

도움 됬다는거 너 알고 있니

생각해보니 신퉁해서 문자 띄운다

난방켜고 끄는것

하린이 몇시에자고 몇시에 일어나

유치원 데리고 가야하는거 안방에 전기요

켜고 끄는법 티브이 켜는거

잠잘때도 이부자리 챙겨주고 편한곳이 어디냐고

할머니한테 물어 봐준거

 

그리고 아침에 하린이 유치원 안간다고 징징거리자

무릎앞에 딱 앉혀놓고

"하린아, 너 왜 유치원 안갈려고 해 엉!

할아버지도 편찮으신데 할아버지한테 가서

귀찮게 할라고 그러지" 하고 야단치길래

하린이 안듣게 오늘 유치원 안보내고

우리집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신호를 보내자

"하린아 그럼 할아버지 한테 가면 할아버지 말씀 잘 듣고 자꾸 놀아달라고 하면 안돼" 달래며 지침까지 주는 언니역할에 대견도 하고 웃음도 나왔단다

 

그래도 짠했던지 아끼던 과자

빼빼로를 동생 가방에 넣어주고

머리도 혼자빗고 가방챙겨

씩씩하게 학교에 갔지

11년 키워놓니 사람노릇 흉내를 내는구나 싶었다

너 어렸을때 꿈이 착한사람이었어

 

아빠엄마 돌아오면 다시 하린이와 싸우고

응석받이가 되겠지 아직 그 모습도

사랑스런 때야 괜찮아~~~~

 

어젯밤에도 깜깜한 밤중에

너희들 둘만 두고 나오는게 안쓰러워 할머니가

머뭇거리자 아빠엄마 금방 오실거라고

괜찮다고 하며 우산까지

챙겨 할머니 배낭 옆구리에 끼워주는

모습이 참 대차 보였단다

우리하윤이 천년전부터 내린 빗방울

수 만큼이나 사랑해~

지금처럼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자 ♡

 

엄마가 제주도 강의하러 간 이틀 동안에

2019.11.16일

할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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