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
잠든 딸 자식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주근깨를 걱정 하셨던 부모님
세월이 흐른 지금
그 어린 딸은
어느새 이마에 주름 생기고
당신들이 살아보지 못한 나이를 살면서
두 분 상에 올릴 나물을 볶고 있습니다
내주어도 내주어도 끝없는 샘물처럼
솟아나는 사랑
마침내 그 사랑의 샘이말라
더 이상 내줄게 없을 때 홀연히
자식곁을 떠나셔야만 했던 부모님
자식을 섬겨야 되는 입장이 되어서야
깨닫게된 이 어리석음 앞에
할 수 있는 일이란 겨우 이것 밖에 없어
예수, 석가모니, 공자, 쏘크라테스.
내 안에 모시던 분들보다
더 으뜸이란 걸
진작에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차례상 앞에
두번 절하기 보다
무릎 꿇고 사죄하고 싶은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