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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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가 남는 결혼식

앤 셜 리 2010. 9. 6. 17:48

프랑스는 국가대리인인 시장·구청장이 주례를 서는 결혼식만 법적 효력을 인정한다. 대부분 시청·구청에서 하기 때문에 호텔이나 전문 예식장이 필요없다. 신랑 신부는 생필품 위주로 선물 리스트를 만들어 가게에 맡겨둔다. 그러면 하객들이 가게에 들러 자기 형편에 맞는 선물을 골라 사면 가게측이 신랑 신부에게 보내준다. 일본은 하객을 양가 친척이나 중매인들로 한정해 보통 50~60명만 초대한다. 참석자는 자기 몫 밥값 등을 감안해 축의금을 낸다.

▶우리 혼수(婚需)문화는 '혼수(昏睡)상태'라는 비아냥이 있다. 위로부터 호화 결혼식 풍조가 번지면서 서민 혼주(婚主)들 등이 휘고 덩달아 축의금도 치솟는다. 주머니가 가벼운 퇴직자들은 '부조금 도피 이민'이라도 가야겠다고 자조한다. 그래서 65세 넘으면 경조사비를 면제해줘야 한다는 처량한 우스개도 나온다. 치르고 나면 향기가 남는 결혼식이 있다. 예식은 소박하게 올리고 축의금을 떼어 기부하는 결혼식, 식장 주변이 하객들 차로 마비되고 혼주에게 눈도장을 찍으려는 행렬이 수십m씩 늘어서는 결혼식. 둘 중 어느 것이 향기로운 결혼식인지는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