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000회라니 감개무량합니다. 10년 넘게 사랑해준 애독자들께 먼저 감사드려야죠."
본지에 연재 중인 '생활한자' 칼럼이 5일로 3000회를 맞았다. 1999년 3월 연재를 시작한 전광진(全廣鎭·54) 성균관대 중문학과 교수는 "매회 독자들의 문의가 빗발치는 걸 보고 한자어에 대한 교육 수요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했다.
전광진 교수의 '생활한자'는 친숙한 예문(例文)과 자형(字形) 풀이, 기억에 남는 한문 명구(名句) 해설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독자들의 호응에 보답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생활한자 무료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열성 독자분들이 정말 많아요. 시아버지가 큰 수술을 받고 사흘 만에 깨어나자마자 '그동안 내가 못 본 생활한자를 가져오라'고 했다는 여자분도 있었고, 밤마다 생활한자를 읽으면서 태교 한다는 신혼부부도 있었죠. 최근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생활한자 원고를 베껴 썼고 3000개 표제어를 다 외운다'는 70대 할아버지가 찾아오셨어요."
전 교수는 "우리가 사용하는 한자어는 무수히 많은데 죄다 한글로 써놓고는 읽을 줄 아니까 뜻까지 안다고 착각하는 게 문제"라며 "그 때문에 요즘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부족하고 수업 이해도가 낮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왜 학술 부문 노벨상 수상자가 안 나오는지 아세요? 초등학교 때부터 암기식 교육을 했기 때문에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사고가 안 되니 창의력도 생기지 않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는 "생활한자는 낱말을 표제로 삼아 하나하나 뜻을 풀어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후련해하는 것 같다"고 했다. "'열심(熱心)'이란 단어는 모두 알지만 정작 뜻을 물어보면 '최선을 다한다' 정도로 얼버무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마음[心]이 뜨끈뜨끈[熱]해지도록 한다'는 뜻이죠. 열심히 안 하는 사람이 한심(寒心)한 사람이에요. 가슴이 차가운 사람이라는 거죠."
전광진 교수는 "앞으로는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 위주로 소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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