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신문스크랩

'길 위의 인문학' 캠페인 계속됐으면

앤 셜 리 2010. 12. 11. 17:38

'길 위의 인문학' 캠페인 결산 세미나 기사(8일자 A25면)를 잘 읽었다. 기획 자체가 너무 참신하고 행사의 의미가 크기에 평소에도 관심이 많았다. 3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성곽 등 16차례 탐방에 연인원 1055명이 참가, 평균 경쟁률이 5대1이 된 것도 놀랍지만, 초빙된 50여명의 전문가와 문인들이 탐방지의 역사적·문화적 이해를 도왔다니 정말 바람직한 일이다.

"전 국토가 박물관"이라던 한 교수의 말처럼 우리 땅 어디에나 살아 숨쉬고 있는 인문학(人文學)을 끄집어내는 이런 노력은 세세연년 계속돼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하루 이틀 구경하는 '재미와 감동'을 넘어서 읽고 보고 들으면서 저절로 우리 국토와 문화재를 사랑하게 되고 우리의 유구한 역사를 일상의 삶 속에 보듬는 지혜를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캠페인이 일반인(주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만큼 지역탐방의 경우 주로 금∼토요일에 실시됐을 것이지만, 내년부터는 젊은 층의 참가를 위해서라도 되도록 토∼일요일에 개최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들이 정작 우리의 역사와 지리에 무지하고 무관심하다면 곤란한 일이다. 그들이 '길 위의 인문학'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는 좋은 방안들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지역 곳곳에서 속속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둘레길, 올레길, 마실길 투어와도 어느 부분에서 연계할 수 있지 않을까. 또 하나, 공중파 방송과 이 캠페인을 연계하여 교양프로그램으로 제작하여 방영한다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참가하지 못한 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지 않을까. 공익방송의 본래 취지와도 맞을 것이다.

언젠가 '노숙자들을 위한 인문학 특강'이 소기의 목적을 이루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절망에 빠지고 소외계층이 되어버린 분들이 인문학 강의를 듣고 용기를 얻어 새 출발을 다짐했다는 이야기는 얼마나 흐뭇한 일인가. 사회 각층에서 인문학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려운 것만이 아니고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는 마인드를 심어주는 노력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를 새삼 깨우치게 할 듯싶다.

최영록 경기 성남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