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좋아하는 "시"

<울음이 타는 가을 江>

앤 셜 리 2011. 12. 8. 17:08

<울음이 타는 가을 江>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대,
친구의 서러운 사랑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江을 보겄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보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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