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책.

고독이라는 병 1 (석가의 고독)

앤 셜 리 2024. 1. 13. 22:32


이 책은, 1960년도에 동양 출판사에서 간행한 원고를 현재의 맞춤법에 맞게
편집한 것이다.
나 자신의 고독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 한 방법이 글을 쓰는 일이었다. 어떤것은 나 자신과의 대화이기도 했다.우리 모두가 안고있는 삶의 이야기가 그 출발과 내용 되었다.
철학적 얘기는 들어가 있으나 그 흉내는 낼 자신이 없었다. 생각하는 옆 사람들과
정이 통하는 얘기라면 좋겠다.
그렇게 써두었던 글이 모여 고독이라는 병으로 태어났다.
수필, 책 출간은 나에게 어색할만큼 반갑고 쑥스러운 일이다. 바쁘게 어딘가로 달려가는 군중속에서 이런 이야기도 있었구나 이해하며 읽어주기 바란다.
2015년 김형석

고독이라는 병.
정신적 권태를 독서나 사색에서 채우는 사람들도 있다.
아름다운 예술이 탄생되는 것도, 훌륭한 사상이 체계를 가지는 것도, 위대한 학문이 주어지는 것도, 모두가 정신의 고독한 창조에서 우러 나온 것이다.
평생 고독속에 보낸 괴태는 그 대가로 파우스트를 얻었고 멘델스존은 연인을 잃었으나 우아한 멜로디를 얻었고,
네팔의 황태자였던 석가의 고독은 군중이나 사회로부터 해결 받을 수 없는 생리, 자연적인 것이 아니었다. 송별회를 몇 백 번 열고 사교 파티를 몇 번 가진다해도 해결될 고독이 아니었다.
아름다운 예술을 접하면 더 깊어지는 고독이며, 진실의 음성을 들으면 더 견될 수 없는 고독이었을 것이다. 깊은 정신적 공허에서 오는 것이기는 하나 자아를 영원이나 무無앞에 세워놓고 시간이나 유한으로 자각할 때 뼈저리게 스며드는 고독인 것이다.
니체나 하이데거의 뜻을 빌린다면 고독은 우리가 온 곳도 無 가는곳도 無 머물곳도 無인것을 느낀  자아속에 깊이 깃들여 있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들의 인간성 깊이에 뿌리를 두고 있는 고독은 어떻게 되는 것이며 그 해결책이 되는가? 허무로 향하는 자아의 고독 무에 삼켜버리고 마는 자아의 고독, 이러한 고독을 누가 어떻게 해결 짓는단 말인가? 이 불치의 병을 누가 치료한 일이 있었는가.

고독의 반대는 사랑이다.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인간을 통하여 고독을 잊을 수 있으며 미를 찬양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미에서 고독을 해소 시킬 수 있다. 그러나 실존적인  고독을 느끼는 사람은 영원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영원을 얻을 수 없는 한  언제나 고독속에 살아야 한다. 누구도 알 수 없는 아무도 표현할 수 없는 고독속에 잠겨 살아야 한다. 이러한 고독보다 죽음을 달라고 요청할지도 모른다.
고독의 병에서 고침을 받는 사람은 오직 신의 사랑을 받는 사람뿐이다.
신에게 영원을 누려받는 사람은 입을 열려 하지 않는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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