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아름다운 자연

가을이 저무는 풍경(개항누리길)

앤 셜 리 2024. 11. 25. 18:35

2024,11.25일.

아름이 선생님과 오늘 코스는 월미도
바다열차를 타기로 했었다.
차이나타운에서 점심 먹고 인천역 쪽으로 내려왔다 (바다열차 매표소는 인천역 바로 옆에 있다.)
근데, 고궁과 도서관만 월요일 쉬는 줄 알았는데 레저분야도 쉬네.
서울 종각역 한방찻집으로 갈까 하다 기왕 온 김에 , 맥아더장군의 동상이 있는 자유공원과 개항누리길, 동화마을 중에 어디로 갈까 하다 개항누리길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자장면박물관, 개항박물관, 대불호텔전시관, 누들플랫폼, 한국근대문학관, 당시 카페, 호텔 은행등 일본가옥거리 고풍스러운 자태들이 100 년전 과거로 온 듯한 느낌이었다.
이곳 모든 건물은 근대문화유산으로
미래세대 몫으로 보존된 곳이다.

가을은 겨울에 자리를 내주고 떠나려니 아쉬움인지 묵언이다. 하늘빛도 우울모드
새소리 사람소리 하나 없는 길,
가로등에 걸린(광고) 광목천들만 스산한 가을바람에 펄덕펄덕
옛사람들의 호흡처럼 슬프게 들렸다.
숨결이 바람되었을까.

은행나무 밑에는 낙엽이 우수수. 즈려밟으며 지나는데 바람이 살랑 불자 노란 낙엽들이 뒹굴뒹굴 어디로 가는지 세월이여 안녕 하며 흩어져 날아가고 우리는 낭만에 젖어 거리를 헤맸다.

벽돌 건물, 봄부터 야금야금 기어올랐을 담장이들, 끝까지 기어올라 온 벽을 차지하고 색깔도 빨갛게 변한채 계절을 악착같이 붙들고 있는 생명력!.

가을은 남자가 더 탄다 했던가 아까부터 한 남자가 낙엽 깔린 신작로에 서서 뭔가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작가일까. 바람이 휭~~ 불 때마다 낙엽이 그의 머리를, 어깨를 스쳐도 아예 가을이 되어버린 남자. 싸한 풍경으로 다가오네 우리는 조심스럽게 그 옆을 지난다. 아, 삼각대가 그 앞에 있었다.

옛 주인을 잃은 건물들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동네.
나무가 건물이 말을 할 수 있으면 말을 걸어 볼 텐데..
그러면 그때 사람들 얘기 해줄 텐데..
일제강점기, 얼마나 고달프게 살았는지 서러웠는지 바닷가라 얼마나 추웠는지
배는 얼마나 곯았는지.. 말로는 다 할 수 없다며 손사래도 칠 거 같은데...

오래된 동네에 서있으니 내가 아기가 되는 걸까 응석까지 부려볼까. 별생각을 다하는데 정신 차리라며 지나는 창문에 비친 내 흰 머리칼.

근대문화유산 개항누리길 풍경을 기억으로만 흘려보낼 수 없어서
카메라에 담아 이렇게 펼쳐놓고
뒤돌아보며 뒤늦게
주절주절 긁적이고 있다.

지금쯤 이길, 나무들은 하얀 눈모자를 벗고도 건재할까 설마!.

노란은행잎이 편안히도 내려 앉았다 바닥이 흙이라면 나무에게 거름이 되련만 청소부 자루에 실려 어디로 가겠지.
장엄한 일몰처럼 늦가을 여운이 강하다.
중국정원
썰렁한 건물에 썰렁한 나무. 가을이다.
사진과 한용운 시가 조응한 감성의 공간

개항누리길 주소는 인천시 중구, 중구청
오~~태극기 조상들이 목숨처럼 여겼던 우리의 숨결.
오양육과양장피등 차례로 들어오는데 가격대비 그렇다 튀김옷이 두껍게 입혀져 있다든가.식사로는 기스면을주문했다.
기스면

마침, 신문 섹션에 "낭만? 그것은 예쁜 쓰레기였다"라는 제목이..
조유미기자가 쓴 기사 발췌.

구태여 낙엽을 왜 쓸어야 하는가?
비가 내리면 미끄러질 수도 있고 빗물받이를 막히게 할 수 있기 때문.

빗자루 대신 강한 바람이 나오는 송풍기 일명 바람개비를 사용하지 않나요?
새벽에 주택가에서 시끄럽다고 민원이 들어오기 때문. 또는 먼지가 난다고 민원.
환경미화원 오전 5시 낙엽철엔 오전 4시에 출근.

쓸린 잎은 어디로 가나요?
농장등의 퇴비로 쓰거나 소각된다. 은행잎이 빨리 지는 남이섬으로 보내 가을 기분 물씬 내는 "은행나뭇길"을 조성하기도 한다. 올해만 샛노란 은행잎 20t 이 남이섬으로 이주.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 낙엽, 꽃잎은 전부 치워야 할 쓰레기라고 했다. 빗방울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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