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신문스크랩

천재의 바람기

앤 셜 리 2010. 6. 4. 10:45

천재의 바람기

 만년에 아인슈타인은 담배 파이프를 정성껏

소제하고 채우기를 거듭했다.

 제자가 물었다.

“담배를 피우는 것 자체보다 파이프를 닦아 담배 피울 준비를 하는 걸 더 즐기시는군요.

” 아인슈타인이 답했다.

 “파이프는 잠깐의 즐거움을 얻기 위해 많은 고난을 감수해야 하는 여인과 같다”.

 그는 젊고 매력적인 여성을 서재로 불러 물리학 강의를 하곤 했다.

 부인은 그럴 때면 슬며시 외출을 나가 자리를 비켜줬다.

 

 ▶아인슈타인은 생애 마지막 22년을 미국 뉴저지 프린스턴 고등학술연구소(IAS)에서 보냈다.

IAS는 가장 무거운 도구가 분필, 가장 큰 소음은 도서관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라는 곳이다.

 숲과 작은 호수로 둘러싸여 얼핏 요양소처럼 보였다.

아인슈타인은 연구소를 ‘프린스턴 강제수용소’라고 불렀다.

 

 연구소 초대 소장 플렉스너는 아인슈타인이 루스벨트 대통령과 저녁을 드는 것마저 막으려 들었다.

 연구시간을 빼앗긴다는 이유였다.

 아인슈타인에게 오는 편지를 가로채 답장을 써 보내기도 했다.

 

 ▶순수이론의 산실인 IAS에 공장 작업장 같은 설비를 차린 사람이 폰 노이만이다.

 노이만은 여섯 살 때 8자릿수를 8자릿수로 나누기를 암산으로 해치웠다는 천재다.

그는 연구소 지하 보일러실에서 필라멘트와 진공관이 얽힌 컴퓨터를 조립했다.

 컴퓨터엔 연통과 배기관까지 달려 있었다고 한다.

그는 원자폭탄 뇌관도 만들었고 게임이론도 창시했다.

 스포츠카를 몰았고 파티에선 입담으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여자들이 무척 따랐고 사생활이 복잡했다.

 

▶‘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도 IAS 출신이다.

 1947년부터 20년을 소장으로 있었다.

그는 1954년 상원 청문회에 불려 나갔다.

수소폭탄 개발을 일부러 늦췄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소련 스파이라는 의심도 받았다.

FBI는 오랫동안 오펜하이머를 도청했다.

 청문회에서 그는 한 여학생과의 혼외 교제를 추궁당했다.

 그 여학생이 공산당원이었던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프린스턴 시절 오후 시간 대부분을 편지 쓰는 데 보냈다.

비서 헬렌은 “편지 챙기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아인슈타인의 편지 1400통이 공개되면서 그에게 적어도 6명의 연인이 있었다는 게 확인됐다.

아인슈타인은 의붓딸에게 보낸 편지에 ‘내가 원하는 건 아닌데 여자들이 애정 공세를 퍼붓는다’고 썼다.

 천재 과학자들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면 천재도 결국은 인간이라는 걸 알게 된다.

'신문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조계의 양심, 한기택 판사  (0) 2010.06.06
이규태 마지막 컬럼<6702회>  (0) 2010.06.04
여든 살 카스트로  (0) 2010.06.04
무자비한 치매   (0) 2010.06.04
화장(火葬)   (0) 2010.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