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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의 양심, 한기택 판사

앤 셜 리 2010. 6. 6. 08:12

법조계의 양심, 한기택 판사

 

| "법관들이여 목숨 걸고 재판하라"

남편이 차관급인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해

관용차를 배정받았으나 한 번도 동승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부인은 급기야 “동네

 한 바퀴만 돌아보자”고 청했다.

 

 남편 반응은 단호한 거절. 판사는 자녀도

 차에 태운 적이 없었다.

판사의 장례식때 동료 판사가 고인의 부인에게

장지로 가는 길에 관용차를 타도록 권했으나

 부인은 “남편이 원하지 않을 것 같다”

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난해 46세로 심장마비로 타계한 고 한기택 판사의 일화다.

 고인의 서거 1주기를 맞아 그 삶을 기리는

 추모집 ‘판사 한기택’(궁리 발행)이 20일 출간돼

 법조브로커 파동으로 어수선한 세태를 새삼 곱씹게 하고 있다.

 

 고인은 공사가 분명했다.

 그는 골프 대신 등산을 즐겼고 법원 울타리만 벗어나면

서민의 삶에 녹아들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는데도 그와 가까웠던

 마르셀 수녀는 “‘한 크리스토폴’(고인의 세례명)로만 알았다.

 

 판사였다는 사실은 타계 후에야 비로소 알았다”고 회고했다.

 판사 한기택에게 중요한 것은 공사 구분만이 아니었다.

 인권과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또한 소중했다.

 

 고인은 선임병의 가혹행위로 자살한 이등병에 대해

 직무수행과 관련이 깊다며 국가유공자로 인정했고,

 안마사 자격 논란에 대해서는 ‘직업선택의 자유가

시각장애인의 생존권보다 더 중요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기득권층에 대해서는 엄정했다.

 고위공직자 재산등록 때 직계 존·비속이

 재산등록을 거부할 경우 거부 사유와

이름을 공개토록 판결했고,

 

재벌가 결혼축의금에 대한 증여세 부과 시비에선

세정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법관들이여 목숨 걸고 재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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