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신문스크랩

제대로 슬퍼할수 있어야 제대로 행복할수 있습니다

앤 셜 리 2010. 9. 6. 17:54

요즘 세상엔 '행복'과 '성공'을 다룬 책이 홍수입니다. 그렇지만 그 책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표면적인 행복과 성공일 뿐입니다. 예수님은 '산상설교(山上說敎)'로 알려진 '행복선언'을 통해 일상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지혜를 알려주십니다."

20일 오후 2시 서울 혜화동 동성중고교 강당. '21세기의 영성가'로 불리는 독일 성 베네딕도회 안셀름 그륀(64) 신부는 "건강·명예·재산 등을 얻는 데 하느님을 이용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하느님에게 우리가 다가가야 한다"며 '행복에 이르는 여덟 가지 길'을 안내했다. 이날 강연은 일찍부터 청중이 몰려 1000여 석의 좌석을 가득 메웠고, 강연장 밖에는 수십 종에 이르는 그의 저서 번역본을 판매하는 탁자도 등장해 그륀 신부의 강연에 쏠린 관심을 보여줬다.

흰 수염을 기른 얼굴에 자상한 미소를 띠며 연단에 오른 그는 예수님이 "행복하여라"고 말한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슬퍼하는 사람들' 등 여덟 가지 대상에 대해 자신의 상담 경험과 불교적 개념 등을 섞어 차분히 설명했다.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은 내적(內的) 자세를 말한 것입니다. 부(富)나 재산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 하느님께 자신을 내맡기는 사람입니다. 부처님 말씀으로는 집착이 없는 사람이죠."

그의 강연을 관통하는 핵심은 '내면' '순수함' '자비' '조화' '평화' 등 반복되는 단어를 통해 드러났다. 그는 '슬퍼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슬퍼할 일에 제대로 슬퍼해야 제대로 감사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우정과 사랑에 기반해 대화를 나누며 어울리는 것이 평화"라며 "먼저 자기 안에서 평화를 이룬 사람이 주변에도 평화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륀 신부는 "결국 행복은 우리 안에 하느님이 머문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라며 "우리 안에 하느님 나라를 경험해 보자"며 참석자들과 함께 '작은 의식(儀式)'을 가졌다. 양손을 가슴에 교차해 모으게 한 뒤 그는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이 '모든 이를 내 안으로 끌어들이겠다'고 하신 것처럼 내 안의 모든 장단점, 건강함과 허약함 등을 감싸 안고 내적인 공간에서 완전하게 맑고 깨끗한 모습으로 하느님 옆에서 집처럼 편하게 머물도록 기도하자"고 했다. 약 1분 30초의 묵상이 끝나자 한결 맑은 얼굴이 된 청중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베네딕도회 한국 진출 100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은 그륀 신부는 21일 오후 2시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대성당과 22일 오후 2시 부산 남천동 주교좌성당에서도 각각 일반인 대상 강연회를 갖는다.

'신문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정희와 KIST  (0) 2010.09.06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0) 2010.09.06
Dear my Friend....|  (0) 2010.09.06
[장한나 칼럼]당신에게 작곡가 친구가 있나요  (0) 2010.09.06
인간을 깨우친 존엄사  (0) 2010.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