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좋아하는 "시"

짙어가는 가을밤에

앤 셜 리 2011. 2. 20. 22:09

                                                                                        짙어가는 가을밤에

             愚宰

 

어스름 동구 밖 송아지 엄마 찾고

검둥이 꼬리 들고 종종거름 집 찾는다.

노을 진 하늘가 기러기 때, 어디로 날아가나?

굴뚝마다 모락모락 저녁연기 피어오르면

담황색 물 든 뒷산, 우윳빛 띠를 맨다.

 

구름 지나, 가는 달은 앞산마루 걸쳐있고

고개 숙인 벼이삭은 푸른 이불 포근한데

달빛어린 오솔길은 젊음을 불러낸다.

풀끝에 물고 있는 수정 같은 밤이슬이

촉촉이 스며드는 감촉이 청염하다.

 

우물가에 모여든 붉은 댕기 나부낀다.

소곤소곤 해해 호호 새 소식 양념하며

사랑 찾는 콧노래에 가을밤은 짙어간다.

거랑 가 모래밭에 누워 별을 세는 소년들

조약돌같이 하, 많은 꿈, 저 하늘에 수놓는다.

사랑 찾는 노랫소리 반딧불이 타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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