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2023/12 4

모순

대통령 앞에서 울어버린 청년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엄창환 대표가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시민사회 단체 초청회 간담회에서 "정권이 바뀌었는데 청년정책 달라진 게 없다"라고 말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젊음의 정열을 퍼부을 일자리를 달라는데 대책 없는 나라님. 갈수록 심해지는 청년들의 기회 상실과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는 양극화 속에서 부가 세습되고 신분이 고착되는 부조리.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사회의 변혁은 불가능하다는 체념일까. 도전의지를 잃어버리고 좌절에 빠진걸까. 얼마나 북받치는 설음이 있기에 전 국민 앞에서 눈물이 터졌을까 저항 불능의 환경 때문일까 덩치 큰 청년의 눈물에 tv화면을 보는 나는 누를래야 누를 수 없는 안타까움에 덩달아 눈물이 뚜르륵~~ 이유는 모르지만 슬픔, 형언할 수 없는 아픔..

책. 2023.12.27

뒷모습이 아름다운 부부

부부의 걷는 뒷모습이 어찌 편안한지 신문에서 찍어왔다. 1983년 김녕만 사진작가 작품이다. 서로 손을 잡거나 유난스럽지 않아도 소박하고 듬직한 부부의 뒤태다. 눈길에 고무신이 차갑고 미끄러울 텐데도 커다란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담담히 걷는 아내와 새끼줄 멜빵이 어깨를 짓누를 법도 하련만 대수롭지 않게 아내와 보조를 맞추며 걷는 남편. 각자의 짐을 자신에게 맡는 방식으로 감당하며 한 목적지를 향해 걷는 부부의 모습이 잃어버린 옛 풍경을 다시 만난 듯, 반갑기도 왠지 서럽기도 하다. 가슴 뭉클 한 이 사진을 자꾸 보게 된다. 40년 전이니 이 부부는 생존해 있을까?.

나의 이야기 2023.12.14

서울은 축제장

우주 행성이 내려앉은 듯 서울은 별잔치가 한참이다. 크리스마스 장식들로 거리도 들뜨고 사람들도 들뜨고... 일요일 오후, 집에서 할 일도 없고 명동 칼국수나 먹으러 가자고 남편과 길을 나섰다. 시청에서 도서 반납하고 명동 가는 길 벌써부터 길이 화려하다. 저작권과 소음 문제로 크리스마스 풍경, 캐럴은 없어진 지 오래~~ 반짝이로 대신했나 보다 허공에 나뭇가지들도 반짝반짝. 빌딩들도 광고판으로 번쩍번쩍. 백화점 쇼윈도와 대형 트리에는 별빛보다 더 영롱하게 반짝였다 사람들도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아니 반반. 낯선 거리, 여기 서울 맞아 둘이 쿡쿡대며 밀려다녔다. 비행기도 아닌 지하철 타고 유럽의 어느 화려한 도시에 온 느낌이다. 인증샷 찍으랴 길을 멈춰도 서로 몸을 부딪쳐도 그러려니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다...

나의 이야기 2023.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