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이와의 일기>
12월11일,
아빠는 퇴근해서 곧 바로 엄마가 입원해 계신 서울대 병원에 가시고
재깍재깍 벽시계는 12시를 향해 바쁘고
하윤이가 언제 잠이와서 함께 들어가 잘수 있을까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데
"할머니, 질문할게 있어요"
-응 그래~ 해봐 무슨 질문인데?
"응~으응~~왜, 세상 사람들은 많은걸까?"
-네가 세상 사람들이 많은걸 어떻게 알아
"아빠엄마 할아버지 할머니 내 친구들 음~~그리구 예수님도 태어 나셨잖아"~~
-음~ 그건 하윤이는 아빠엄마가 만드셨구..
" 그건 나두 당연히 알지이~
-그래~ 당연이 알면 하윤이 아빠는 이 할머니가 엄마는 외할머니가 만든거지이~
그리구 할머니는 너에게 종조모 할머니가 종조모 할머니는 고종조모님이 만드셨구
예수님은 하나님이 만드셨고 그러다 보니 세상 사람들이 많아진거야~'
질문에 대한 답이 미흡한지
"근데,근데에~
그럼, 그 많은 사람들이 어디루 간걸까?"
이잉~ 벌써! 니가.. 충격을 속으로 가라 앉히며
-가긴 어딜가 이 세상에서 함께 다 살고 있잖아~
"아니야~ 예수님두 돌아가셨다구 했구 지난번에 할머니두 죽어서
꽃사가지고 산에도 갔었잖아
(지난 추석에 성묘를 함께 다녀온걸 기억하는것 같았다)
-응~~그건 아주아주 오랜후에 니가 말하는 오래된 할머니가 되면
그러는거야~
"싫어싫어 난 싫어!!"
-아이 괜찮아~ 성냥팔이 소녀도 꿈속에서 할머니가 나타나 꼬옥 안아 주셨잖아~~
인생에 궁극적인 질문.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적인 질문
나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걸까 진정한 해탈을 하기위한
승려들의 화두
목탁두드리며 몇십년을 수행
마음을 비우고서야 얻을 수 있는 답
죽 음.
만4살을 며칠 앞둔 하윤이의 물음이다
복잡 미묘한 삶의 비밀들을 이 꼬맹이에게 어떻게 어디까지 답해줘야 될지
먼저 산 사람으로서 고민을 하게 만든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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