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나의 이야기

우주선 시대로 가는길...<스마트 폰>

앤 셜 리 2013. 1. 28. 17:33

 

 

 

- 소달구지 세대에서 우주선 세대로 가는 길 -

설 며칠전 하얗게 눈이 오던 날,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가래떡을 했는데 나눠 먹고 싶다고..
길도 미끄럽고, 밤이고, 가까운 거리도 아닌지라 나중에 만나면 달라고 했더니
가래떡은 낭창낭창 할때 먹어야 제맛이라며 자기가 가지고 갈테니 나보고 조금만 나오라고 했다

성의가 고마워 미끄러운길을 감안하여 운동화를 신고 길을 나섰다

근데, 어느순간 방심을 했던지 경사진 대리석 위에서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혼비백산 어그적거리며 일어나는데 친구에게  건네줄 김박스는 어디에서 주웠는지
지나가는 여학생이 들고 서 있었고  주머니에 있던 스마트폰은 쏟아져 뚜껑은 뚜껑대로 몸체는 몸체대로 

앞쪽으로 나뒹구러져 있었다.

 

앗질!!
저 스마트 폰!.. 
삼년 약정으로 새로 산지 일주일
내몸 챙길새도 없이 케스따로 몸통따로 흩어진 부속품을 주어 맞추워 보니
선명하게 보였던 화면이 잉크빛으로 군데군데 물들어 있었다

 

떡봉지를 받아들고  집에 돌아온 나는 남편에게
" 자기!.. 나, 일 저질렀어"
"무슨일?"
"나혼내지마. 나, 너무 속상하니까"하며  골부터 먼저냈다
"왜에?"
"넘어져서 스마트폰이 망가졌어"
"........................".

 몸은?"
"괜찮아요~"
조금전까지도 서로가 스마트폰의 위력을 알아가며  놀라며 즐거워 했는데 ...

 

나에겐 분수에 맞지 않는 물건 나같은 사람에게는 사치품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나이 들어가며 자식들보다 친구들보다 스마트폰의 순기능<음악, 사진, 좋은 글>으로

정서적으로 자립하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 거금을 주고 장만 했었다.
아직 자유롭게 활용은 못했어도 욜랄욜랑 손끝으로 터치만 하면 새롭게 펼쳐지는
기능들로 삼라만상을 손에쥔듯 세상 참 좋아졌다는 것을 벅차도록 느꼈는데..

 

밤이었다.
잠이 오지 않는다
그 스마트폰은 내육십반평생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베푼 공양이고 기쁨이었는데
내자신이 깨박트렸으니 가슴이 쓰리고 아파서였다
평생 살면서 동네 개도 입었다는 그 흔한 무스탕을 입어를봤나 명품이란 남의 이야기이고
머리 염색이나 파마 같은것도 한번 해본적이 없다 한달에 한번 칠천원으로 머리만 자르고..
화장품하나 내돈주고 비싼걸 사서 써본적이 없는 나였는데~흐흐흐흐~

 

고장도 크게 난것 같은데 고치는 비용은 얼마나 들까?
고칠수는 있는걸까?
아직 활부도 시작 안했는데..
그깟떡은 왜 받으러 나갔는지 생각할 수록 속상해 하다
새벽녁에야 잠이 들었다

 

이틑날 아침, 남편이 계약서류 등을 챙겨 써비스쎈터로 찿아갔다
치명적인 파손이 아니길 바라며 스마트폰을 보냈다

 

잠시후,
지금 고치는 중이니 조금 있다 들어가겠다는 남편의 전화가 왔다
아, 다행이다 고칠수는 있었다니..
사람 인체만큼이나 경이로운 그 기능들을 다시 살려낸 사람이 대단한것 같았다

 

몇시간후,
원상대로 복구된 스마트폰이 내게 배달 되었다
액정갋으로 십일만원을 지출 하고서야~ ㅠㅠㅠ  

색색의 야생화들이 내 손안에서 다시 활알짝 피어나고...

 

소달구지 세대인 나.
우주선 세대로 가는길이라 이리 험난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