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나의 이야기

하윤아~미안해.

앤 셜 리 2012. 12. 16. 21:50

하윤이와의 일기 <12월12일>


저녁시간,

할아버지와 식사하는 자리에서 하윤이 수선스럽다

하지마를 수차례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다

순간, 할아버지 입에 들어가는 밥 수저를 채틀어

식탁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나도 모르게 "하윤앗! .."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할머니의 괴성에 놀란 하윤이

식탁 밑으로 쏙 들어가더니 닭똥같은 눈물을

뚤렁뚤렁 떨어뜨리고 있었다

 

하윤아~ 괜찮아~ 이리나온  할아버지가

달래며 나오라고 해도 구석에서 훌쩍훌쩍

할수없이 내가 식탁 밑으로 들어가 

"하윤아~  말 안들은거 잘했어 잘못했어"

-잘못했어요~" 

 그래~ "할머니도 소리 질러서 미안해~

 "우리 하윤이 놀랬지!" 끌어안으며 토닥여 주었다

 서러운지 한참을  흐느끼더니 잠이 들었다

엄마 못 본지도 며칠 

아빠도 퇴근하면 엄마한테 달려가고

오랫만에 만난 할아버지가  좋아서 그랬던 것을.. 

 

미처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을 뉘우치며

곤히 잠든 모습을 바라보니 돌덩이를 삼킨듯 가슴이 뻐근 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