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하윤이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앤 셜 리 2020. 7. 11. 22:39

























2020.7.11일
사람의 성정은 자라난 그 땅과, 환경을 닮는다 했나요
세멘트 문화속에 삭막하게 자라는 하윤이가
안쓰러워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그림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역삼동 이마주 겔러리,
끝날 끝시간에 겨우 갔습니다
마다않고 따라나서준 하윤이가 신통합니다

물감이나 붓없이 펜으로만 선을긋고 또 그어
수만번 점을 찍어 작품 한 점에 작업기간이
1년이 걸리기도 한다는 마딘 그림입니다
잃어버리고도 잃어버린줄도 몰랐던
나의 젊은시절과 하윤이 아범 어린시절이
겔러리안에 다 있더군요
하윤이게는 낯선 풍경이겠지요
펜화작가 이미경씨가 20년간 전국각지를
누비며 찿아낸 귀한 자료들입니다
사라져가는 지난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민초들과 함께
웃고 울었던
삶의 현장 같은 점포들입니다

하윤이는 고개를 가까히 멀리하며
찬찬히 들여다 보더라구요.
"할머니 밑 그림이 있는것 같애"
나름 추측도 해봅니다
아직 굳어지지 않은 정서이길 바랍니다
삐까번쩍 건물은 아니어도 세월과함께
낡아가는 낮으막한 가게들이 얼마나
소박한지 느껴주길 바랬습니다
그리고 문화 예술로 감성을
채우게 하고도 싶었습니다
원격수업에다 숙제,학원, 게임, 아이패드로 그림 장난 손가락수다 까지 어린것이
벌써부터 숨찬 생활에
여백이 주는 편안함을 순간이라도 경험해주길 바라는 욕심 많은 할머니지요

1960~1970년대 기록 흑백사진처럼
가물가물한 구멍가게
10원짜리100원짜리 동전 몇잎도 소용
있던 시절입니다
외상장부란 것도 있었습니다
신용카드가 아니어도 서로 믿고 그런거겠지요
힘없고 순박했던 사람들이 살아낸
오래된 점방들
요즘은 여행자들의 이정표나 마실온
노인들의 놀터가 되기도 한답니다
현대슈퍼 삼거리슈퍼 부흥슈퍼 차부슈퍼
화신상회 만물상회 간판 이름만 생각해도
바람처럼 지나간 그때가 그립습니다
평상에, 정씨 김씨, 박씨아저씨가 일 끝내고
탁주 한사발 들이키며 떠드는 수다가
들리는듯 합니다

어찌나 디테일한지 미닫이
나무문을 열고 들어가고 싶습니다
오래 묻어두었던
그 시절, 분위기 냄새 풍경 색갈을 만나겠지요 공기까지 느껴집니다
나도 여기 있다며 저마다
반짝이는
사이다 콜라 치토스 새우깡 막대사탕
쮸쭈바 풍선뽑기등 수 없이 많습니다
뒤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두고온 사람도 뭉클하게 떠오릅니다

주변의 돌로 촘촘히 정성것
쌓아올린 돌담 위로 산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연화슈퍼
빛 바랜 스레트 지붕위
굴뚝에는 저녁밥 짓는 하얀 연기가 산등성
나무들 사이로 흩허지네요
도심에서는 눈씻고 찿아 볼래도
볼 수 없는
경북 영양군 "당리가게" 장면입니다
막연한 그리움에 가슴이
먹먹해 해집니다

초가지붕 슬레이트지붕 다시 함석지붕으로
갈아 입으며 버티고 있는 슈퍼앞에는
라일락, 감나무 프라타나스 벚나무
느티나무 향나무가 문지기처럼 서 있습니다
자연에 순응하며 옷을 갈아입으며
꽃이 피고지고 점점이
떨어진 낙엽들과 세멘트
사이를 비집고 나온 풀 한포기까지 작가는
섬세하게 그려냈내요
하얀 눈으로 흰 털모자를 뒤집어 쓴 항아리들 오손도손 자기들끼리 추위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 모습 또한 정겹습니다
대단한 위력의 그림
단번에 타임머신이 되어 마음의 고향으로
달려가 옛 정취와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네요

소소하지만 애틋하고 매력있는 구멍가게
몇개는 문화유산으로 미래세대에게 대물림
할 수는 없을까요
한시절 동네를 지켜온 만물상같은
추억이 있는 곳입니다
개발붐으로 지하 주차장을 통해 드나드는
아파트사람들에게 집앞의 조그만 구멍가게는
안중에도 없겠지요
바람앞에 촛불이 되었습니다

나오려는데 작가님이 하윤이를 불러
초등생이 할머니 따라왔다며 예쁘다고
함께 사진도 찍자하고 도록에 싸인까지 해서
선물로 주었습니다
얼떨결에 작가님의 품성과 정까지
받았습니다 손가락까지 변형되어가며
(작업병)그린 작품을 그냥 받을
수는 없습니다
연락처를 찿아 보답 할것입니다.

모르고 갔는데 작가님은 매주 토요일만
나온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간날이 토요일이었거든요
유명한 작가님도 뵙고 선물도 받고
하윤이 삶에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따듯한 추억이 생겼습니다.

** 책 출판한 남해출판사로 작가님
연락처를 문의
했는데 알려줄 수 없다네요
하긴 누군지 알고 이해는 합니다.
혹, 이글을 보신분중에 알고 계신분은
비밀로 작가님의 연락처 남겨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하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때  (0) 2021.03.14
아니!! 벌써??  (0) 2020.12.06
2020년 6.9일  (0) 2020.06.10
2020.6월1일.  (0) 2020.06.10
하윤이와 나드리  (0) 2019.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