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책.

조르바 철학(9)

앤 셜 리 2022. 6. 30. 09:28
믿음이 있나요? 그렇다면 문설주에서 떼어 낸 나뭇조각도 거룩한 물건이 되는겁니다.믿음이 없다면? 그야 거록한 십자가도 그런 사람에겐 나뭇 조각이되고 마는거죠

조르바는 머리속에 난리가 났는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나이를 먹으니 좋은 사람이든 나쁜 놈이든 그것들이 모두 불쌍하거든요. 사람만 보면 가슴이 뭉클해요 이 불쌍한 것! 이런 생각이 들어요
누군지는 몰라도 이자 역시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두려워하겠지. 이 사람 안에도 하느님과 악마가 있고 때가 되면죽어서 땅 밑에 누울테고 구더기 밥이 될테지 불쌍한 것! 우리는 모두 한 형제나 다름 없습니다.

보스, 저건너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저 파란색, 저 기적이 뭔가요? 바다? 바다입니까? 꽃으로 된 초록색 앞치마를 입은 저건요? 땅이라고 그럽니까? 이런걸 만든 예술가는 누구일까요? 보스 내 맹세하지만 이런걸 보는게 처음이라오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는 봄이 주는 경이로움에 젖어 있었다
별의 위치도 바꾸고 있었다

조르바는 묻고 또 물었다
전날 우리가 오두막에 앉아 포두주 한잔을 들이켰을때 그가 놀란듯이 나를 돌아보았다.
보스, 이 빨간물은 대체 뭐랍니까? 말해봐요.늙은 가지에 새싹이 나오면 처음엔 아무것도 없다가 열매가 달리면 쓰기만 할 뿐이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 태양이 열매를 익히면 마침내 꿀처럼 달콤한 것이 됩니다. 이게 포도라는 거에요 이 포도를 짓이겨서 우리가 술고래 성요한의 날(헬로원에 버금가는 축제)
에 열어 보면 술이 되어 있잖아요 이건 기적이에요!
빨간 물을 마시면 간덩이가 주체할 수 없을만큼 커지고 하느님께 시비를 걸게 되잖아요 보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겁니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조르바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세상이 처음 그대로의 활기를 찾는 것 같았다 물 여자 별 빵이 원시의 신비로운 모습으로 돌아가고 태초의 회오리 바람이 주위를 맴돌았다.
이 때문에 나는 매일 밤 자갈밭에 누워 조르바를 기다렸다.

내가 보고 들은 것을 깡그리 지우고
조르바라는 학교에 들어가
저 위대한 진짜 알파벳을 배울 수 있다면...

내 인생은 얼마나 다른 길로 들어설 것인가!

지구의 내장 속에서 불쑥 튀어나와 나른한 몸으로 걸어오는 그를 발견하곤 했다. 그가 고개를 세우거나비 떨어뜨리는 것 팔을 움직이는 모습 등으로 그날 일의 성과를 알아 낼 수 있었다.

행복이란 것은 포도주 한 잔, 밤 한 알 허름한 화덕, 바다 소리처럼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한 건 그것뿐이었다. 지금 한순간이 행복하다고 느껴지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뿐이었다.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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