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책.

오스탕스 부인(5)

앤 셜 리 2022. 6. 30. 10:32

어둔밤 완전한 침묵에 내 이마와 목에 피가 흐르는 소리만 겨우 들을 수 있을 뿐이다
영혼은 바람이 되고 바람은 또 정신이 되고 정신은 다시 무로 돌아간다...

비가 내리면서 씨앗이 부풀어 터지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행복을 의식하기란 쉽지 않다 행복한 순간이 흘러간뒤에야 그것을 돌아보면서 그것이 얼마나 행복 했던가를 깨닫는 것이다
오후가 되면 나는 알이 고운 모래를 한웅큼 집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따듯하고 부드러운 감촉을 느꼈다 손은, 우리 인생이 새어나가다가 결국에는 모두 사라지는 모래시계였다.
손 그 자체도 사라졌다.

보스, 나는 중심을 잘 못잡아요
악마가 이쪽에서 당기고 하느님이 저쪽에서 당기면 한중간에서 나는 두토막으로 끊어지고 말아요

훔친 고기가 맛있다 마누란 흠친 고기가 아니다
무슨수로 다 기억하나 가위를 가지고 다니며 거기 털을 잘라 버개속을 만들었는데 나중엔 냄새가 나 태워 버렸어요 ㆍ조르바ㆍ

부활절에 댕댕거리는 교회 종처럼 흔들거리는 그 엉덩이를 봤어야 하는데ㆍ.

여자가 장신구를 벗으면 공작새 털을 홀라당 뽑는거나 다름 없어요.

오스탕스부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함대의 제독들.. 카바레 가수.
조르바는 오스탕스 늙은 여가수를 신성하고 신비스런 여자의 뒷면을 보았다.

조르바는 여자가 가슴미어지게 하는 말엔
꼼짝 못하는 약점이 있었다
창조의 영감이 번뜩이는 사람
오스탕 부인이 결혼 반지를 내밀자
우리 나갑시다 별 아래로 갑시다 그래야 하느님이 우리를 내려다 볼거 아니요.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남)3  (0) 2022.06.30
크레타 섬 (4)  (0) 2022.06.30
고르디우스의 매듭 처럼(6)  (0) 2022.06.30
그리스인 조르바(수도원 )8  (0) 2022.06.30
그리스인 조르바(수도원)9  (0) 2022.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