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하윤이

버킷리스트

앤 셜 리 2022. 12. 31. 21:24

12월은 한해를 종강하는 달이다. 지난 일 년 가족 모두 이만하게 무탈한 것에 감사하는 달.

타임스퀘어1층, 카카오톡 이모티콘 크리스마스 장식이 반짝이고 있다.

하윤이는 지( 12.18일) 생일 때 케이크에 불을 켜고 우리에게 수줍은 얼굴로 그랬다
올해의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저를 사랑해준 할머니할아버지께 맛있는 저녁 사드리는 거란다. 28일 저녁 시간 어떠시냐고?.


아니, 지금은 네가 사랑받을 때지 사랑받은 값을
벌써부터 갚을라고?
(넌 공부만 열심히 하면 돼 그 흔한 소리는
안 했다. 아이도 알고 있는 말은 하나마나 한 잔소리기 때문이다)
네가 돈이 어디 있어?
저 많아요
그려?
사둔댁 내외분과 총 8명이 28일 저녁 5시에
타임스퀘어 1층 더 플레이스에서 만났다.
같은 곳에 사는 것도 아니고 사랑받을 시간도 없는 애한테 밥 얻어먹으려고 나왔다.
하윤이에게 귀속말로 그랬다
할머니 저녁 신경 안 쓰고 나오니
좋다
그래요 ㅎㅎ

피자 두 종류 스파게티 외, 난 이름도 모르는 음식들, 볶음밥 위에 다리 없는 큰 게 한 마리가 엎드린 접시 등.
사둔댁분들이 앞에 계시니 서로 양보하며 조금씩 앞접시에 덜어다 놓는다.
오징어물 까만색으로 구워낸 호빵 같은 건
질겨서 못 먹고 한쪽으로 밀어놓았다.
집에선 먹지 못하던 다른 맛은
입이 천국이다.


자식이 주는 건 하찮은 거 하나라도 소중하고 귀하다.
아직 벌지도 않는 다 자라지 않은 만 14살 중학생에게 밥값 내게 하려고 어른들이
양쪽으로 죽 앉아 있는 장면에 웃음이 나온다ㅎㅎ
그래~어른들 섬기는 방법도 어려서 해봐라 하고 태연히 먹는 거다.

세상에서 젤 철없는 할머니이기도
세상에서 젤 행복한 할머니이기도 하다.


계산하고 나오는 하윤이에게
많이 나왔지 얼마나 나왔니? 니 용돈 다 털린 거 아녀
아녜요~비밀이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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