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이웃들

세월이 가면

앤 셜 리 2024. 2. 6. 00:43


2024년, 어제는 입춘 오늘은 2월 5일, 천진회 정 과장님의 부음 소식.
인정사정없이 닥쳐온 세월에 떠 밀려가셨구나
저녁까지 잘 드시고 3일 밤 12시에 눈 감으셨다.. 고종명 하신 거다.
돌아가셨구나~한 번만 생각해도 되는데 싸한 가슴이 가라앉지 않는다
영안실 때문에 하루 지난 오늘에 문상을 받는다고... 요즘은 3일장이 아니고 오일장도 되고 육일 장도 된다는 사모님 얘기다. 나는 이분을 자주 만났던 것도, 눈 맞추고 얘기한 적도 별로 없으니 추억도 없다. 남편의 직장 선배로 여럿이 일 년에 두어 번 뵀을 뿐이다.
아, 따로 초대받아 사모님과 넷이 식사한 적은 있었다
88세 소년, 7.8. 세 천진무구한 아이가 그대로 나이만 들어 쇄해 지신 분.
말씀이 없으셨고 허허 웃는 게 대화였던 분. 나를 보면 인사로 정성껏  웃어주셨다. 그리고 한마디 "젊어서 좋겠다"
세상을 도통했던지 정말 아이던지 둘 중 하나다. 사연은 모르지만 대쪽 같은 분이라며 모두가 이분을 존경하는 것 같았다. 남편도 명절 때마다 과일 등 선물을 보내드렸으니... 나는 아이같이 순수한 이분이 우리들 곁에서 언제까지 계실 줄 알았나 보다.
그리고 다시 만날 수 없는 아쉬움
과 안쓰런 때문이었나 보다...
평생 엄마를 겸했던 아내를 두고 무서워
혼자 어떻게 가셨을까
고대를 나오셨고 서울여상 교편생활, 어찌어찌 제약회사에서 남편과 함께 근무했던 분.
슬하에 남매를 두셨지만 따님은 미혼
아드님은 결혼했지만 무자녀다.
노후에 손주를 가슴팍에 안아보지도 못하고 외로우셨겠다.
대방역에서 여의도 성모병원
가는 길 11번 버스 창가에서 바라본
거리 표정, 눈송이가 서로 부닥치며 휘감겨 휘몰아치네
우리 내외 슬픈 마음을 위로해 주는 걸까.
꽉 막힌 도로 여의도. 차창에 갇혀 말없이 바라 보네. 지금우 하얗게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샛강 묵은 나무들은 봄이면 파릇파릇 움이 트겠지.
가신곳이 아름다운 본향이길 바라며
숨도 안 차고 기침도 없이 편하게 영면하세요. 
2024.2.5일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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