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에서 온 편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이지만 늙정이 몸이
감당을 못해 더 이상
몸을 혹사하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와 있습니다
하루 두 번, 아침 등교 시간 퇴근시간
젊은 사람들 출퇴근 시간에 붐비며
오고 가다 보면 몸은 벌써 지치고..
약하게 태어난 몸 원망도 하며
최선을 다하며 안간힘을 썼습니다
끝은 어디일까 언제까지일까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새까만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이
떨어지는 순간의 공포를
이긴 것입니다
할머니라는 자리 엄마라는 자리
과감히 놓으니 홀가분합니다
나를 위해 애도하지 마십시오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곳
고뇌 따위는 없는 곳
여기가 내 안식처입니다
나를 위해 슬퍼 마십시오
그대들 덕분에 견딜 만했는데
보답도 못하고
나만 여기 편히 와 있고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
우울증에 자식들 돌봄에 지쳐 추석 3일 후 9월 20일 자기 집 14층 베란다에서 떨어져 자살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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