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어 가는 길, 러시아 작가 푸쉬킨 동상 앞에 꽃다발이
쌓여 있기에 뭔 일이지 궁금해 올라가 보니 러시아 민주화의 상징인 나발니가..
추모의 주인공이었다.
서울의 번화한 거리에 이웃 나라 영웅을 기리는 고마운 마음들에 숙연해졌다.
하얀 플라스틱 촛불 형상은 바람에 나부껴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꽃 한 송이 준비 못한 나는 하나하나 주워서 고인 앞에 가지런히 놔주고
가방에서 물 후지 꺼내 나 발디의 비바람에 얼룩진 액자와 사진을 닦아 자세를 바로 잡아 주었다.
몸도 마음도 잘 생긴 사람! 부디 독재 없는 별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두 손 모아 합장하고 내려왔다.
만물이 생성하는 계절에
안타깝게 스러진
벽안의 러시안인
불의에 저항한 자
끝까지 굴복하지 않은 자
진실로 강한 자
바람아 바람아,
비야 비야 이곳만은
피해 가려무나
알렉세이 나발니 명복을 빕니다.
2024년 3월 20일 일기.
삶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지 마라, 성내지 마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오늘은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은 한순간에 지나가는 것,
지나간 것은 또다시 그리워지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