ᆢ오늘의 일기ᆢ
차명희 당숙모님께.
대뜸 지난 추억으로 인사드립니다.
한국노인복지회 보수교육 때
끈끈한 혈연인 줄로만 알았던 가족 간의 법률문제를
쉽게 요약한 강의 잊지 못합니다.
딱딱한 주제를 술술 실 풀듯 호흡도 발음도 명쾌한 강의
십수 년 전 얘긴데도 어제인 듯합니다.
고모님편에 보내 드린 거
올봄에 부천 큰 언니가 담은 막장입니다.
메주가루, 보리, 고춧가루와 씨, 소금, 매실청 등으로 보존료 같은 거 없이 집에서 만든 거라 짭니다.
막장 두어 숟갈에 양파, 버섯, 마른 새우 (집에 있는 온갖 야채)에 뜨물이나 멸치육수를 조금 넣고 마지막엔 청양고추를 넣어 바글바글 끓여서 밥 비벼 드셔도 좋고 호박잎 쌈장이든 어떤 쌈장으로도 담백합니다.
간장 빼지 않고 담은 거라 그런 거 같습니다.
조금 드리고 생색내는 듯 긴 설명이었습니다.
♧ 무게 때문에 플라스틱 용기니 집에서는 도자기나 유리그릇에
옮기면 좋습니다.♧
밤은 어제 한말이 들어왔습니다.
오늘 만나는 날과 타이밍이 맞아서
1k로 보냅니다.
최초 여성법조인 이태영변호사 (여의도 가정법률사무소) 제자 차명희 씨가 당숙모다.
사회에서나 가정에서나 이분처럼 반듯한 사람은 도시락 싸서 세상 돌아다니며 한 사람만 더 찾아오라 해도 못 찾을 사람이다.
미담은 수없이 많지만 예를 든다면 1960년대 여자가 대학 나오기 드문 시절
전문직이면서도
시어머니 친척들이나 친구분들이 집에 놀러 오시면 신고 오신
흰 고무신을 수도가에서 깨끗이 닦아 물기를 탈탈 털어 마루 끝 양지쪽에 엎어 말려 놓는 사람
시어머니는 불교 본인은 천주교.
시어머니 절에 가시는 음력 날자를 용케 알고 흰 봉투에 시주돈을 넣어 시어머니 경대 앞에 놓고 아침 출근하는 며느리였다.
어찌 존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현재는 대전에 살고 계심.
우리 형제들끼리만 담아먹는 장,
일부러 보내드리거나 찾아가 드리기엔 받는 분이 부담스러운 일. 마침, 독일에서 오신 시누님과 여고동창 모임 날
마음의 선물을 전했다.
무릎 수술한 지가 일 년밖에 안 됐다는 소식을 들은지라 담은 가방을 들었다 놨다 무게를 가늠하면서 요정도 무게면 들고 가기에 별 문제 없겠지 서울역 근처에서 만나 동선이 짧은 서울역 ktx 타고 대전까지 괜찮겠지 하고 조심스럽게 보내드렸다.
오늘 횡재했다고 좋아하시더라는
전갈을 받았다.
그리고 그분답게 밤에
"조카님, 시중에서 살 수 없는 귀한 거 잘 받았다"는 깍듯한 전화인사도 받았다.
애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