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나의 이야기

여보게 떠나려나. 가긴 어딜 가는가.

앤 셜 리 2010. 4. 29. 22:18
현재일(작성일) : 2007.07.07 08:01


울며잡은 소매 떨치고 가지마소

초원(草原) 장제(長題)에 해 다 저물네

객창(客窓)에 잔등(殘燈) 돋으고 새와보면 알리라

           -이명한(1595-1645)

 

여보게 떠나려나. 가긴 어딜 가는가.

내 술 한 잔 더 받게.. 자네 그리 가면 보고파 어쩔거나.

들판은 아득하고 긴 방죽 너머로 저녁해가 지네 그려.

하루만 더 묵어 나와 함께 지내세나

낮선 객창 가물대는 등불아래. 심지를 돋워가며

그리움에 밤을 꼬박 새워보면 그때 내맘 알걸세.

기름이 다 탄후엔 심지마저 바짝바짝 타들어가지.

그 불은 제 몸을 다 태운 뒤에야 비로서 꺼진다네.

이 사람!.. 자 다시 한잔 받게. 잔 씻어 새 잔 받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