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나의 이야기

이 사람아~

앤 셜 리 2013. 4. 10. 18:10

 

 

 

이 사람아~

                                 서정임

 

 자네를 보낸지 사흘이 되었네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으로 돌아와 우리는 이렇게 또 살고있네

자네가 나를 위해 상복을 입어 줘야지 내가 자네를 위해 까만상복을 입고

자네 영정앞에서 통곡을 한지도 말일세 

 

아깝고아까운 사람!..

성직자도 아닌 사람이 성직자 같이 산사람!

시신까지 기증해 마지막 인사도 못하게한 사람!

인생을 백프로 이백프로 살다간 사람!

가족이 아닌 남이 나를 위해 울어주는 사람이 한사람만 있어도 

성공한 삶을 산 사람이라는데

동서 장례식엔 많은 사람들의 눈 자위가 붉어져 있더군 

 

그런데, 모든 사람들은 이런 자네를 편안히 잘갔다고 그러네

더 고생 안한게 다행이라네

아, 이게 어떤 모순인가!

자네가 그렇게 사랑했던 하나님께 한번 여쭤 보게나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영구히 공석으로 남겨놓고

사랑하는 사람들 여기에 다 놔두고

남아 있는 사람들 어찌 마음 추수리라고 가버렸나 

아니, 얼마나 가기 힘들었겠나!..


자네네집 앞산엔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자네네집 앞마당에도 하얗게 피어난 목련이 하늘을 찌르듯 서있네

마당 한 귀퉁이 나뭇가지엔 하얀 매화가 송알송알 맺혀있더군

이 세상 실컷 못 살다간 자네를 위로해줄 추모의 꽃들인가


사랑하는 동서, 분명 자네는 하늘나라 어딘가 다른사람들과 구별된데 있을꺼네

그 곳 영원한 숙소에서 편히 쉬고 있게나

 

 

 

                               2013년 4월13일 새벽에 개봉동 동서가..

 

 

 

 

사랑하는 당신에게

 

항상 긍정적이고 성실하고 신실한 남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도한, 저에게나 자녀에게도 최선을 다하는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내가 쓸수잇는 마지막 편지가 될것 같아서...

잘 써지지 않지만 똑바로 쓰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61세 생신을 축하해요 지금까지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지요

그리고 저는 행복했답니다

당신에게 좋은 아내가 못되어서 죄송해요 그러나 기도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했어요

아픈 저에게 최선을 다해 간호 해주시니 감사와 고마움 뿐입니다

지금 부터는 당신의 모든 결정에 따르겠습니다

또한 어떠한 상황속에서도 감사할것입니다 하나님은 저를 사랑 하시잖아요

무엇보다 당신 건강이 걱정 됩니다굳건한 믿음으로 승리하시길 기도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 하시고 힘을 주실거예요

생일날 따듯한 밥도 못해 주어서 죄송해요 지금까지 당신 때문에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아이들 불쌍히 여겨주세요

엄마 사랑도 받지 못하니 불쌍해요 특히 경준이를..

죄송하고 고마워요

 

2011, 3, 30 당신때문에 지금까지 행복한 아내가..

 

 

 

남편 6ㅣ세 생일을 맞아 손끝에 힘을 다해 마지막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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