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창작 시

색종이

앤 셜 리 2015. 5. 25. 13:58

종이 접기

푸른 색종이
접었다
폈다

폈다
접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
그보다
더 아름다운 세상
꾸미는 것일까

바다는
종일

푸른 색종이
접었다
폈다...

―박 일(1946~)

 

아이들은 색종이로 종이 접기를 참 좋아한다. 색종이로 종이비행기를 접어 하늘로 날려 보내고 종이배를 접어 냇물에 띄워 보낸다. 나비를 접어 꽃밭으로 날려 보내고 새를 접어 예쁜 부리로 뽀로롱 노래하며 날아가게 한다. 아이들은 콧등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는 줄도 모르고 골똘히 색종이를 접었다 폈다 한다. 아이들에겐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바다를 보며 색종이를 접는 아이들을 떠올린다. 우리가 사는 세상, 아니 그보다 더 아름다운 세상을 꾸미기 위해 바다가 색종이를 접었다 폈다 한다고 생각한다. 바다가 아이들처럼 푸른 색종이를 접었다 폈다 한다는 동심적인 생각이 참 곱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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