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창작 시

어떤죽음

앤 셜 리 2018. 11. 10. 07:28

 

어떤죽음

 

11월8일 새벽5시 서울 도심의

고시원에서 불이나

7명 숨지고 11명이 부상당했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고시원에 고시생이

없는 일용직 근로자, 고단한 목숨들이

살던 곳에서다.

 

화려한 도시의 뒤안길

베니어판으로 칸칸이 나눠놓은

창문도 없는, 관처럼 좁은 공간에

서로를 가두고 피곤한 하루를 누이던 곳이다.

 

박민규의 소설 "결국 나는 소리가 나지 않는 인간이 됬다" 에서는

발뒤꿈치를 들어 걸어야 하고

코를 풀어도 소리내 못하고

꾹꾹 눌러 짜내야 되고

까스를 배출 할때도 둔부를 살짝들어 조심 해야

된다는 이들을 대변한 글도 있다

 

아직은 사회에서나 가정에서 중추 역할을

해야될 5.60대 분들이 어쩌다 소외되어

가족들을 잊기위해, 잊지못해, 영영 헤어지기 위해

열악한 삶을 이어가다 참사를 당한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자살한 청년에게 과부와 결혼 해봤자

평생이 불행 "오히려 구원 받았다"는

노인의 말이나온다

인생살이는 힘든것이오 팔자가 늘어져봤자 별수 없어요

라고도 덧붙인다

 

그래, 잘들 가셨다

어차피 죽기위해 사는 모든 생명들이니까.

 

하늘이시여

어제 갑자기 데려가신 분들은 이땅에서 말할수 없는

설음과 고통의 삶을 살다 가신 분들입니다

조촐한 다과상에 그들의 가족과 재회하게 해주시고

당신 좌우에 앉히시어 위로해주십시요.

 

두손모아 합장!

영원한 숙소에서 편히 쉬세요

 

2018년11월10일

서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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