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책.

그리스인 조르바(작별)12

앤 셜 리 2022. 6. 30. 09:13
모든게 끝났다 조르바는 케이블, 연장 운반용 수레, 쇳조각들과 목재를 모두 해변에 쌓아 놓아 카이크 선이 실어 갈 수 있도록 했다.
"조르바 저건 모두 당신에게 줄게요. 선물입니다. 행운을 빌어요"
조르바는 울음을 참으려는 듯 침을 삼켰다.
"우리는 헤어지는 겁니까? 보스는 어디로 가시려고요?"
"조르바, 나는 외국으로 갈 생각이에요.내 배속에 들어앉은 염소란 놈이 아직도 종이를 더 씹어 먹어야 배가 부르겠대요"
"보스, 내가 그렇게 얘기 했는데도 아직도 못 알아 들으셨소?" "조르바, 당신 덕택에 많이 배웠어요.당신 방법을 써 먹을까 생각 중이에요. 당신이 버찌를 잔득 먹고 그걸 정복한 것처럼 나도 책을 책으로 정복해 볼까 합니다.
종이를 잔득 먹으면 언젠가는 구역질이 날거 아닙니까? 구역질이 날 때 확 토해 버리고 속 시원히 이별하는 거지요"
"보스, 당신이 없으면 나는 어떻게 되나요?"
"조르바, 걱정하 마세요. 우린 또 만나게 될거에요 혹시 또 압니까? 사람의 능력이란 엄청난거잖아요.나중에 우리가 세윘던 원대한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거어요. 우리만의 수도원을 짓죠. 신도 없고 악마도 없고 오직 자유로운 인간만이 들어가는 수도원. 조르바, 당신은 성 베드로처럼 큼지막한 열쇠를 차고 문지기를 하는 겁니다."
조르바는오두막 한구석에 주지앉아 아무말도 없이 연거푸 술잔을 비워냈다.
밤이 깊어졌다 우리는 식사를 끝내고 포도주를 마시면서 마지막 대화를 나누었다. 아침이 되면 헤어질 예정이었다.
"그렇지요 그럼요. 알고말고요.알았다고요."
조르바는 수염을 잡아 뜯으며 연거푸 술을 마셨다.
밤이 별에 불을 켜 놓아 반짝였다.
우리는 자유롭고 편해지고 싶어 하면서도 심장이 거세게 뛰는걸 막지 못했다.
나는 이사람에게 영원한 작별 인사를 해야지.
잘 봐두자.절대로, 절대로 다시는 그에게 시선을 돌리지 말아야지. 이렇게 생각했다.그의 품에서 울고 싶다는 생각을 부끄럽다는 감정이 억지로 몰아냈다.
내 감정을 숨기려고 웃어보이고 싶었지만 목구멍에 뭔가 걸린 것처럼 그것마저 어려웠다. 나는 조르바가 먹이를 낚아채는 새처럼 목을 빼고 술을 마시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를 보고 있자니 우리 인생이 신비롭다는 생각이 새삼스레 떠올랐다.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처럼 만났다가 헤어질 땐 사랑하던 사람의 얼굴, 몸매와 그가 하던 몸짓들을 모두 기억하고 싶어 한다.
다 소용 없는 짓이다. 몇년만 지나도 그의 눈이 검은지 푸른지조차 잊어 버리는 것이다. 인간의 영혼을 놋쇠로 만들어 놓았어야 했다. 아니면 강철로 만들든지.나는 나에게 외쳤다.
보스, 영원히 건강하시길!.
또 잔을 채운 그가 소리쳤다
영원히! 그래요 영원한 작별이지요. 다시 만나자는 둥 수도원을 짓자는 둥 하는 얘기는 병들어 누운 사람을 일으킬때 하는 거짓말이잖아요 나는 그런말은 안 믿어요 그런건 바라지 않소 우리가 그런 위로를 주고 받을만큼 나약한 계집들이오? 아니잖아요 우리는 그러니 영원히 헤어지는 겁니다

나는 그를 다시는 보지 못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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