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나의 이야기

종로구 익선동 골목 길

앤 셜 리 2022. 10. 9. 10:19

 

겨우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한복 집

 

종로3가역엔 출구가 몇 다시 몇 번까지 붙을 정도로 많다.
한 때, 서울의 심장, 맥박이라 할 정도로 경제 중심지답다.
지금은 그 영광을 뒤로하고 옛 정취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여기서 한 발짝만 벗어나면 고층빌딩은 여전하다.
빌딩 숲 속에 낮은 자세로 숨어있는 보석 같은 장소.
 

13번 출구로 나와 종로 세무서 근처 한옥마을이
있었던 곳. 골목마다 개성 있는 작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개발 허가가 나지 않아 그런지 꼭 시골 조금 번화한 장소처럼 예스럽다.
원래는 국악의 거리였다.
국악에 필요한 장신구 의상 장구, 북, 꽹과리, 등
작가 김유정이 지독히 짝사랑했던 기생 박녹주 생가도 이 골목 안에 있다.

 수많은 사연과 발자취가 남았을 조선시대 골목길은 말이 없다. 영영 비밀을 감출 태세다.
그때 그 흔적을 찾아 사람들은 오늘도 기웃거리며
골목을 헤매는데..
옛 주인들은 어디 가고 낯선 이국인들만 북적이며.

대부분 울 안은 개조 해서 카페 등을 운영. 외관은 대문 뜯어내고
벽 허물고 근 현대 모습으로 손님을 맞는다.
 

같은 서울에 살면서도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은 나도 처음이다.
비행기만 안 타고 왔지 일본인 할머니들처럼 요리 기웃 저리 기웃 천천히 호기심으로 관광한다
 

 

본의 아니게 상대방에 사진 찍히고 나는 또 상대방을 찍게 되는 골목 안 풍경. 
 

한방 찻집 벽에 걸린 문구

"당신이라는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어 참 좋습니다"
인연(因緣)

솥솥 밥 집에서 나는 소고기 스테이크 돌 솥 밥.
혜정 씨는 연어 스테이크.
옆 그릇에다 밥 덜어내고 돌솥에 뜨거운 숭늉을 붓는다.
이 집의 반전은 식탁 위, 통속에 담아있는 누룽지를 자기가 먹고 싶은 만큼 빈 솥에 넣는다.
밥이 하, 조금이다 보니 밑에 누룽지가 생길 여분도
없어 그런가 보다.
 
입가심으로 먹는 구수한 숭늉인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맛 찝찌름한 맛 내 구미엔 영 아니다.
주인장은 다른 식당과 차별해 신경 쓴 건 고마운데 
수천 년 이어온 숭늉 맛에 대한 모독이다.
가격은 1.6천 원.

솥밥 집

좁은 골목 안에서도 자연 연출하느라 애쓴 모습

보자마자 생각나는 사람
이 계절에 맞는 소재와 색감
카메라 메고 전국 누비는 사진작가님
무심한 듯 무심하지 않는 속 깊은 사람
이 목도리와 이미지가  딱 어울리는 이시목
선생님께 소포로 부쳐드렸다
카드론 3만 원
현찰은 2만 5천 원 
당연히 현찰이다.
나는 이 동네 구경 값 하고 누구는
선물 받아 좋고 충만한 가을 한 자락을
붙잡은 하루!.


2023.3.11일 토요일 아무튼 주말에서.


아, 알았다
익선동 지키기에 애쓴 사람 서울대 환경 대학원 김경민교수!
1920~1930년대 지은 한옥지구
를 철거하고 초고층 복합 아파트 단지를 건설 한다는 계획이 발표 되자 방송에 출연하고 신문에 기고하며 익선동 지키기에
나섰다. 외국인들은 도심 한복판에 조선 한옥 단지를 보면 거의 기절한다.
한옥100여채가 처마를 이어가며 어우러진 모습을 보며 젊은 MZ세대 복고 취향에 딱 들어 맞는 명소가 되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북촌이나 동대문, 명동을 보러오지 63빌딩이나 롯데타워를
보러 한국에 오지 않는다.
그런것은 어디서나 볼 수 있으니까. 도시의
경쟁력은 콘텐츠이지 용적률이 아니다.

일제시대때, 일본인들의 북촌 진출을 막은 민족자본가 "정세권" 이름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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