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3가역엔 출구가 몇 다시 몇 번까지 붙을 정도로 많다.
한 때, 서울의 심장, 맥박이라 할 정도로 경제 중심지답다.
지금은 그 영광을 뒤로하고 옛 정취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여기서 한 발짝만 벗어나면 고층빌딩은 여전하다.
빌딩 숲 속에 낮은 자세로 숨어있는 보석 같은 장소.
13번 출구로 나와 종로 세무서 근처 한옥마을이
있었던 곳. 골목마다 개성 있는 작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개발 허가가 나지 않아 그런지 꼭 시골 조금 번화한 장소처럼 예스럽다.
원래는 국악의 거리였다.
국악에 필요한 장신구 의상 장구, 북, 꽹과리, 등
작가 김유정이 지독히 짝사랑했던 기생 박녹주 생가도 이 골목 안에 있다.
수많은 사연과 발자취가 남았을 조선시대 골목길은 말이 없다. 영영 비밀을 감출 태세다.
그때 그 흔적을 찾아 사람들은 오늘도 기웃거리며
골목을 헤매는데..
옛 주인들은 어디 가고 낯선 이국인들만 북적이며.
대부분 울 안은 개조 해서 카페 등을 운영. 외관은 대문 뜯어내고
벽 허물고 근 현대 모습으로 손님을 맞는다.
같은 서울에 살면서도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은 나도 처음이다.
비행기만 안 타고 왔지 일본인 할머니들처럼 요리 기웃 저리 기웃 천천히 호기심으로 관광한다
본의 아니게 상대방에 사진 찍히고 나는 또 상대방을 찍게 되는 골목 안 풍경.
"당신이라는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어 참 좋습니다"
인연(因緣)
솥솥 밥 집에서 나는 소고기 스테이크 돌 솥 밥.
혜정 씨는 연어 스테이크.
옆 그릇에다 밥 덜어내고 돌솥에 뜨거운 숭늉을 붓는다.
이 집의 반전은 식탁 위, 통속에 담아있는 누룽지를 자기가 먹고 싶은 만큼 빈 솥에 넣는다.
밥이 하, 조금이다 보니 밑에 누룽지가 생길 여분도
없어 그런가 보다.
입가심으로 먹는 구수한 숭늉인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맛 찝찌름한 맛 내 구미엔 영 아니다.
주인장은 다른 식당과 차별해 신경 쓴 건 고마운데
수천 년 이어온 숭늉 맛에 대한 모독이다.
가격은 1.6천 원.
좁은 골목 안에서도 자연 연출하느라 애쓴 모습
보자마자 생각나는 사람
이 계절에 맞는 소재와 색감
카메라 메고 전국 누비는 사진작가님
무심한 듯 무심하지 않는 속 깊은 사람
이 목도리와 이미지가 딱 어울리는 이시목
선생님께 소포로 부쳐드렸다
카드론 3만 원
현찰은 2만 5천 원
당연히 현찰이다.
나는 이 동네 구경 값 하고 누구는
선물 받아 좋고 충만한 가을 한 자락을
붙잡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