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나의 이야기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

앤 셜 리 2022. 10. 29. 07:17
김창열 화백

지난 주말 신도림 현대백화점 영화관 7층 다큐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를 친구 3명과
관람. 노인 우대권도 5천원에서 7천원으로 올랐네
올랐다 해도 50%나 활인 된 가격 우리들이 무엇이관데 이렇게 대우를 받는지
고마운 우리 나라.

시네마 에세이,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는 같은 예술가이며 자신의 아버지인
'인간 김창열'화백을 이해하기 위해 (어머니는 프랑스)
김오안 감독이 아버지의 삶을 카메라에 담은 다큐 영화다
부모에게 주는 최고의 헌사,

김창열 화백


전좌석 25명 소극장 앞자리는 화면이 가깝다 보니 속이 미십겁고
되려 보이질 않는다 표 끊을 때 예약하고 우리는 뒷좌석에 앉았다.
통통 튀는 극장판 광고가 끝나고 갑자기 화면이 엄숙해졌다
평안남도 맹산의 아버지 고향, 울창한 산에 함박눈이 하늘에서
지상으로 직행 나무들 위로 낙엽 위로 소록소록 내려앉는다
바람에 나붓낌 없이 묵언으로~하염없이~~
첫 화면이다
이 세상 나쁜 기억은 다 덮어 버려라

파리 체류 초기 작품, 물방울과 화면에 천자문을 도입한《회귀》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 아버지에 대해 설명하는 감독의 내레이션과 그를 향해 질문을 던지는 부자간의 문답으로 흘러간다 다정다감 속삭이듯 들리는 부자의 대화를 우리는 자막으로 읽었다 한 편의 시와 같은 부드러운 어조
백남준의 부름으로 일찍 프랑스에 정착한 화가는 한국말을 잊어나보다
가끔 "두만강" "고향초"를 부를 땐 한국 언어다.

화가는
왜, 꽃도 인물도 풍경도 그리지 않고 오로지 물방울만 그릴까
1951년 1.4 후퇴 평안도까지 진격한 국군과 유엔군이 중공군 참전으로 겪었던 처절한 전쟁 기억
아버지가 격은 과거의 상처, 전쟁의 트라우마였다, 물방울을 그리는 건 모든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다.

더 오리지널 미술관

모든 악과 불안을 물로 지우는 거다” 라며 자신이 경험했던 비극을 씻어내기 위한 방편이라 했다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은 치유될 수 없는 상처
눈앞에서 적의 총탄에 비참하게 쓰러져간
전우들의 피와, 눈물, 땀,을 물방울로.
자기만 살아남은 죄책감 미안함을 표현한 행위. 전우들의 한을 말로 아닌 예술로 승화시킨
씻김굿이었다
50년간 묵묵히 '물방울'만을 그리는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5인 김창열, 박서보, 윤형근, 이우환,쿠사마 야오이).속죄가 물방울 작가로 사랑받은 화가가 되었다.


덕수궁 뒷쪽에 미술관

정동에 나갔다가 미술관에 들려 보았다


경제도 안정되고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웃는 방법을 잊어버렸는지 상영 내내 한 번도 웃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오래된 무표정이다 손주들의 재롱에 딱 한번 미소진 것 외에는.. 용서할 수 없는 세상의 전쟁에 속죄하며 반 죽은 목숨처럼 지옥 속에 갇혀 사는 분

91세, 노구를 비행기에 싣고 고국으로 날아와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에 마지막 유품들
기증하는 행사도 있었다. 유언의 몸짓 모두가 숙연한 장면들 노인들 일에는 어쩔 수 없이
고독과 쓸쓸함이 배어있다.

미술관 입구


손도 떨리고 피곤해 보이는 눈, 실어증을 겨우 벗어난 굳게 다문 입, 그 시절을 다문다문 얘기하며 울먹이면서 고향 노래를 부를땐 지금도 끝나지 않은 전쟁에 또는 전쟁의 기미에 땅 욕심많은 인간들 사라져라 주문을 외어본다

화가는 2021년 1월 5일에 작고. 92세. 엔딩 화면 올라갈 때 연도와 날자를 보니
촬영 직후 돌아가신 거였다 힘드셨나 보다ㅜ
드디어 고통에서 해방 편안한 곳으로~~

할아버지, 그 무서운 전쟁 기억을 빗자루로
쓸어낼 수도 없고 머릿속에 고스란이
이고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영원한 숙소에서 영면 하시길 빌고빕니다.


아버지 생전 모습과 그 너머 한국전쟁의 참상 비참함이 김창열 할아버지를 통해
가족 대대로 화면으로 이어지겠지
달마대사의 집념. 삶의 본질인 물, 상선약수의 노자를 좋아했던 할아버지 철학도..

참고로, 그분의 작품은 각종 아트페어나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고 한다. 2016년 3월 K옥션 홍콩 경매에서 '물방울'(195 ×123cm, 1973년작)은 5억 1천282만 원에 낙찰됐다고.
작고 하신 이후에는 가격이 더 치솟고..
정작 본인이 살아계셨어도 그림값에 연연하지 않을 분인데 나는 속물인가 보다..

......................................

디테일한 감상은 다 잊어버리고 대충
이런 스토리였습니다.
약속했다가 갑자기 집안에 일이 생겨
함께 하지 못한 친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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