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책.

와각지쟁(蝸角之爭)

앤 셜 리 2022. 12. 22. 07:08


늙은 철학자의 마지막 수업


위나라 혜왕이 대진인이라는 현인에게 제나라를 응징할 방책을 물었다. 제나라가 서로 침범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깬 것에 몹시 분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진인이 혜왕에게 달팽이를 비유로 들어 말했다.
"달팽이의 왼쪽 뿔에는 촉씨(觸氏)가 오른쪽 뿔에는 만 씨(蠻氏)가 나라를 세우고는 서로 영토를 빼앗으려고 전쟁을 벌였습니다. 얼마나 심하게 싸웠는지 전사자가 수만 명에 이르고 도주하는 적을 추적하여 무찌르고 돌아오는데 보름이나 걸렸습니다."
"허허, 그런 엉터리 이야기가 어디 있소"
"그럼 사실에 비유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임금께서는 이 우주에 끝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주는 끝이 없지요."
만일 마음을 우주처럼 무한한 경지에 두고 이 유한한 땅덩이를 내려다보면 이 세상의 나라 따위는 있으나마나 한 하찮은 것이 아닙니까.?"
"그렇겠지요."
그런 나라들 가운데 위나라도 있고, 위나라 안에 수도가 있고, 그 수도의 대궐 안에 임금님께서 계십니다.
그렇다면 우주의 무궁함에 비춰 볼 때 위나라와 제나라가 싸우는 것이나 달팽이 뿔 위의 두나라가 싸우는 것이나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이 말에 혜왕은 전쟁할 마음이 싹 가셨다. 시야를 넓혀서 우주에서 바라보면 이 지구는 티끌에 불과하다.
그 티끌만 한 지구에서 영토 전쟁을 벌이는 것은 달팽이 뿔 위의 두나라가 죽기 살기로 싸우는 것이나 다름없다.


장자는 "와각지쟁" 이란 말을 통해 광대무변한 우주 속에서 인간은 사소 하기 짝이 없다 영겁의 시간 속에서 인생은 찰나에 불과하다. 세상사 와각지쟁(蝸角之爭)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더 이상 아귀다툼을 하며 살지 않는다.

늙은 철학자의 마지막 수업 p245

지구 저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도 일 년이 돼 간다.
내 아들보다 2살 어린 1978년생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전쟁의 참상과 잔혹성, 인간적 공포의
전쟁을 겪으며
전투복 입고 불안한 전쟁을 진두지휘
하다보니얼굴 인상마저 바뀌어 버렸다.
러시아 푸틴, 넥타이 매고 신사복 입고 앉아
자식 같은 내 나라 젊은 사람들 전쟁으로 내몰아 죽이고 불구 만들고 그래서 옛 영토 찾아 뭐 할려고
"와각지쟁" 이라는데..
은혜를 베풀며 살아도 얼마 안 남은 나이에
잘 살고 있는 남의 삶터 부수고 죽이는
이런 죄를 누가 말려 줄까.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금속에 뒤덮일 우리 산하  (12) 2023.02.11
최선의 추모는?  (6) 2023.02.06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  (12) 2022.10.29
명성 스님  (0) 2022.08.22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0) 2022.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