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풀 꽃 피는 언덕

창작 시

츤데레식 글

앤 셜 리 2023. 3. 6. 05:39

-자연(自然) -

당신이

도시의 밤을 수놓는

반짝이는 불빛을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나는

밤하늘의 등불

달과 별을 사랑한다 말했지요


당신이

수평선 푸른 바다가

보고 싶다 말했을 때

나는

갈매기들의 힘찬 날갯짓은

보고 싶지 않으냐 물었지요


당신이

설경을 물들이는

붉은 동백꽃이 좋다

얘기했을 때

나는

언 땅을 뚫고 나온 가녀린

복수초 꽃이

대견하다 했지요


당신은

힘겹게 오른 산 언덕에서 맞는

산바람이 상쾌하다 했을 때

나는

5월이면 먼 산에서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가

그립다 말했지요


당신은

솔밭의 쌉싸름한 송진 내음이

좋다고 말했을 때

나는

자연은 영혼의 필터라고

대답했지요



(2019년 2/9일) 서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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