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未忘)은 국운이 쇠락해 가던
조선 말기에서부터 6.25로 분단즈음까지의 개성을 그려낸 장편 소설이다
작가 박완서 씨가 자신의 체험에 근거하여
지금은 가볼 수 없는 고향을 배경으로
개성지방 특유의 정서를 바탕으로
잊어버릴 수 없는 세월을《미망》고스란히 소설 속에
담았다
등장인물.
1대
전처만 +부인홍 씨
후처 혜주댁
전처만은 아버지를 눈멀게 한 양반에 대한 복수심으로 무일푼에서 부를 일궈낸 중인 출신. 지독한 치욕을 견뎌내며 자수성가
개성에서 인삼농사로 부를 이룬 거상이다.
2대
장남 사망 ( 태임 아버지)
아씨 (태임 어머니) 태남을 낳고
집안 우물에 빠져 자살.
부성. 이성 (태임 작은아버지들)
후성 ( 혜주댁 아들)
3대.
태임+종상
태만 +(태임의 이부형제 )
(종상은 전처만 아버지를 눈멀게
한 양반의 손자)
몰락한 양반의 자손으로 부성의 점방에서 심부름하다 전처만의 도움으로 경성에서 공부함 배재학당 수석으로 졸업. 일본 유학을 보내는 장학제도가 새로 생겨 1회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영예를 안고도 미련 없이 거부해 차석인 박승제가 차지
이후, 이종상은 고향에서 양말공장, 고무신 공장등 사업을 했다.
"사람끼리도 누가 업수이 여기면 분하게 여겨야 하는데 하물며 나라가 딴 나라에게 업수이 여김을 당하는 걸 백성들이 앉아서 보고만 있어야 되겠느냐?" (2권 239쪽)
며 허물어진 조국을 더 허물어지지 않도록 막대한 독립 자금을 사명처럼 감당한다
한편, 동경제대를 졸업한 박승제는 조선총독부 조선인으로는 최고위층 친일파가 됐다.
3권 종장에서 박승제의 밀고로 이종상은 옥중생활을 한다 일 년 만에 병보석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고문 후유증으로 3개월 후 63세에 사망. 그 석 달 동안에도 정신은 명료했고 여러 가지 지시를 했다
그 지시에 아직 간도에 남아있는 태남이네 식구들을 개성으로 불러들였다.(3권 332쪽)
아들 경우가 아버지 구명 운동을 하면서 "양반들이 팔아먹은 나라 되찮는 일이 그렇게 장헌일이라면 뭣하러 양반 찌꺼기들한테 빌부터 목숨을 구걸하니까? 헷갈립니다요"라고 어머니에게
대드는 글귀가 잊히질 않는다.
(3권 317쪽)
태만 + 달래(달래는 송도 한영고등과 진동열 선생 외동딸)
달래 아버지 진동열은 만주에 학교 세우고 먹고살려고 찾아온
조선인들을 도우며 목숨 걸고 독립운동하다 일본형사들에게 붙들려 처참하게 살해된다 시신을 가족들에게 보여 주는 의도는 참으로 잔인하다 아버지 모습을 본 달래는 까무러친다 호수돈여고 졸업 후 아버지 계신 만주에 와 조선인 어린 학생들 똑 부러지게 잘 가르치는 선생이었던 달래 얼마 후 깨어나긴 했지만 정신이 정상이 아니었다.
태만은 폐인이 되어버린 가엾은 달래를
보듬으며 함께 울며 지켜봐야 했다.
그때 뱃속에 있던 경순이도 놀랬는지 지능이 모자란 아이로 태어난다.
달래는 거리를 헤매며 울며불며 아버지를 찾다
몸도 쇠잔해지고 결국 사망한다.
혜정, (혜정이는 조선총독부 관리.
박승재 며느리였다
친일행위 시아버지를 떠나 만주에서 독립자금 연락책을 맡았던 태만을 만남)
태만의 사업을 도우며 경국경순 남매를
지극정성으로 키운다.
몇 년 후,
태만이는 달래를 잊지 못해 혜정이를 사랑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다 주변의 강권으로 혜정이와 재혼
분열, 이성의 3남
장손(태임 아버지)이 아들 없이
사망하자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장손으로 양자 입양.
태임은 할아버지께 물려받은 동해랑을 분열에게 내주고 서해랑으로 분가함.
나중에 분열의 나태한 생활과 노름으로 전처만의 성지, 저택을 매물로 내놓게 되자 태임이 매입.
결국 가문을 이어가는 건 할아버지가 끔직이 아끼던 장 손녀딸이 이어가게 된다.
4대.
경우 여란 (태임과 종상의 남매)
경우는
일본 고무신 공장에서 밑바닥부터 시작 고무신 만드는
기술의 핵심을 배워가지고 개성으로 돌아와
장화, 검정고무신, 흰 고무신, 코 고무신등
전국 대리점 판매 사업확장.
항공기 부품을 납품하는 군수품 공장의 허가를 따냈지만 바로 해방.
지역의 리더로
여자는 정신대에 끌려가지 않도록
결혼시키고 젊은 남자는 취직시켜 주고
감춰주고 온갖 노력했건만 해방이 되자 성난 민중들이 경우의 공장에 밀려들어 파괴와 약탈을 했다 일본 놈 빌부터 잘 먹고 잘 살았다고 여겨지던 무리다.
식민지 조선에서 사업가가 존립할 수 있었던 일상의 근거란 거의 경우의 유형에 가깝지 않았을까.
도움 받은 건 받은 거고 해방의 기쁨을 그동안 자기들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는 이유로 공장주에 대한 횡포 앞뒤 생각 없이 남들 뛰니까 나도 뛰어야 되나 보다 하고 무조건 날뛰는 사람들..
경우는 그동안 고향과 지역민들을 사랑하고 (집에서 만들라고 양말 기계도 사주고) 편리를 봐줬는데도 안면몰수한
시골 사람들에 정나미가 떨어져
남행열차를 타고 여란이 살고 있는 경성으로 떠난다.
경우는 외할아버지 전처만의 기질을 닮아서일까 길에 돈 벌게 천지라며 서울에서도 굵직한 사업가로 부를 이루며 잘살게 된다.
여란은 일본 유학 중인 상철(유부남)과
결혼
아버지 종상은 딸이 조강지처를 밀어내고 첩이 되었다는 사실에
부끄러운 자존감에 괴로워했음.
5대,
경국. 경순 (태남과 달래 사이의 남매)
6.25 전쟁으로 3.8선이 그어지고 태남의 아들 경국이 이남 강화도로 피난 올 때 강화땅이 개성의 토질과 비슷하다며 개성의 고려묘삼을 가져와 심은 것이 지금의 유명한 강화인삼이 되었다.
동엽(여란과 상철이사이에서 난 아들)
태임은, 친손주 외손자가 다 인민군 치하를 무사히 넘기고 국군에 입대했다는 소식을 죽기 전에 듣는다.
종장에서는 경우가 샛골 집 앞에 지프차를 세워놓고 아들의 체면 생각해서라도 함께 경성으로 가자고 몇 번을 와서 애원해도 부질없는 일이라고 태임은 막무가내 완강히 거절한다.
사랑하던 자식들. 핏줄도 마다하고
할아버지가 누워계시고 태임이 나고 자란 개성군 개풍군 샛골에서 전태임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당시 개성은 일본 상인이 장악하지 못한 유일한 도시라 할 만큼, 민족적 자존감과 결집력이 대단한 곳이었다.
일본인에게는 땅을 팔지 않았다.
미망을 읽다 보니 박경리작가의 토지와 배경이나 스토리가 비슷하다는 걸 자주 느꼈다.
"토지" 배경이 되는 하동군 평사리의 최참판댁과
개성의 거상 전처만 일가,
토지에서 서희가 할머니로부터 전적인
지원을 받았듯
미망에서는 전처만이 장손녀 태임이를 끔찍이 위함, 일반 여인이 아니라 신사임당 같은 큰 인물이 되길 바라며 아낌없이 가리키고 돈과금괘를 모두 물려줬다.
시대적 배경으로도 구한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자금도 겹친다. 태임은 삼포(인삼밭)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독립자금으로 보내듯
토지에서 서희도 길상을 통해 상해나 만주로 자금을 보냈었다.
그리고 집안에 심부름하던 종이 여주인공들 남편이 되는 길상과
종상도 어쩜 비슷했다.
종과 야반도주한 서희 엄마와 구천이.
태임 엄마는 친정의 총각머슴 기태.
( 태남이 태어남)
아버지가 다른 동생 태남
서희할머니가 낳은 성이 다른 삼촌 김환.
다른 면이 있다면 1대 전처만은 노환으로 돌아가셨지만 서희할머니는
동네 돌릴병으로 돌아가셨다.
같은 시대지만 다른 지역 다른 삶들의 모습, 가족사. 주인공 행적을 따라가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람 사는 세상의 희로애락 내가 안 살아본 시대 안 가본 지역 모르던 풍습들 책에서 실컷 만나봤다.
고 박완서 씨, 2011년(81세)
1.22일 오전 6.17분. 담낭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남
1.24일, 금관문화훈장 추서.
1.25일,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 오산리 천주교 서울대교구 공원묘지에 안장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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